일본, '밤문화'도 상품화...4조원 규모 외국인 관광객 지갑 연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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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외국인관광객을 겨냥해 '나이트타임 이코노미'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관광객 급증에도 밤에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적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퍼포먼스 집단은 이달초 도쿄호텔에서 'WA!'라는 이름의 체험형 쇼를 선보여 성황을 이뤘다.

다이코(일본 전통 북)와 음악, 빛, 영상, 춤을 융합한 퍼포먼스로, 70분 공연에 티켓 가격은 7600엔이었다.

이들은 “일본에는 외국인을 위한 엔터테인먼트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쇼를 구상했다”고 전했다.

최대 여행사 JTB도 9월 중순부터 시나가와 호텔에서 일본 다이코쇼 '만게쿄'를 공연 중이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을 의식해 야간공연은 오후 8시 30분 시작한다.

JTB커뮤니케이션디자인 오쓰카 마사키 상무는 “내후년에 쇼를 상설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부키, 연극 공연을 기획하는 쇼치쿠도 늦은 밤 공연을 추진 중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낮에는 관광에 바쁘지만 저녁식사 후에는 시간여유가 있다. 하지만 해외에 소개된 야간 유희장소는 하라주쿠의 로봇레스토랑 '가와이이 몬스터카페' 정도다.

이처럼 공백지대인 나이트타임 이코노미에 일본 대기업이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오전 2~3시 사이다.

지금은 이 시간대의 외국인관광객 활동이 주로 음식점이나 클럽, 가라오케 등으로 국한돼 있어 소비규모는 작다. 그러나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이 밤에 1만엔만 사용해도 2020년에는 4000억엔(약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4월, 나이트타임 이코노미 의원연맹을 발족했다.

일본 정부는 연내에 나이트타임 이코노미를 활성화하기 위한 검토회를 설치해 교통 인프라, 입지, 잔업규제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전망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