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산업 지속 성장 방안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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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 카카오 콘텐츠 사업부문 이사<사진 카카오>
<조한규 카카오 콘텐츠 사업부문 이사<사진 카카오>>

2000년대 초반에 국내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만화를 디지털로 제공하며 웹툰이 시작됐다. 웹툰은 쇠퇴하고 있던 출판만화 시장을 대신,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우수한 창작자들이 재능을 펼칠 기회도 얻게 됐다.

웹툰 성공은 기존의 도서출판 유통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서출판 유통 구조에서는 출간 뒤 흥행에 의존해야 한다. 웹툰업계는 이용자와 지속 소통하는 한편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시험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발전을 거듭, 온라인 서비스 특유의 유통 구조가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최근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리디북스 등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웹소설의 경우도 웹툰과 마찬가지다. 웹소설도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와 소통하며 수익 모델을 발전시켜서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시장을 통해 창작자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 출판 시장이 쇠퇴하면서 창작자 처우는 열악해지고, 입지도 줄어들었다. 웹 콘텐츠 시장 급성장으로 재도전의 기회를 얻게 됐다. 이제는 서로가 재능을 펼치며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공할 기회를 얻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만 해도 플랫폼을 통해 누적 1억원 이상 수익을 거둔 작품이 494점에 이른다. 누적 10억원 이상 수익을 거둔 작품도 21점에 이른다. 월간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작품이 225점이나 된다. 이미 하나의 창작 이야기 생태계가 조성된 상황이다.

상상력의 제한 없이 마음껏 표현하는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통해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원천 소스로 활용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이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반대로 영화, 드라마 소재를 바탕으로 웹툰·웹소설이 제작되는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창작물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등장하기 시작한 점도 주목된다. 이야기가 먼저 성공한 뒤에 영상화되는 획일화 구조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는 여러 미디어 형식을 통해 동시다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웹소설 등 각각의 고유한 장점을 활용해 마니아층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웹툰, 웹소설은 도서라는 기존 매체와 유통 구조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창작자, 창작집단, 창작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대한민국 스토리 콘텐츠의 우수성을 보여 주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모바일게임을 벤치마킹해서 발전시킨 '기다리면 무료'와 같은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에서 만화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앞 다투어 차용하는 등 대한민국 온라인 서비스의 위상이 높아 가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산업이 지속 발전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스토리 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은 웹툰, 웹소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대중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몰래 숨어서 보는 저급한 콘텐츠로 바라보는 사회 편견이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콘텐츠가 수출의 주요 동력으로 떠올랐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책·제도 인프라도 아직 부족하다.

인터넷 산업은 국경 없는 경쟁이 펼쳐진다.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콘텐츠 사업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등장으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국경 구분이 사라졌다. IT와 결합, 변혁하고 있다. 국내 동영상 시장에서 해외 서비스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아마존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전자책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산업을 지속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이용자 보호와 창작의 자유 간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 산업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각계각층의 많은 지원이 요구된다. 창작자와 유통 플랫폼이 자유롭고 지속 가능하게 상생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조한규 카카오 콘텐츠 사업부문 이사 han.jo@kakao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