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카메라 4개를 단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후면에 이어 전면에도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다. 삼성전자가 전·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A 시리즈 앞뒤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와 카메라가 4개 달린 스마트폰을 한창 개발하고 있다.
듀얼 카메라는 각각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 사진 품질을 높이는 기술이다. 피사체는 선명하게 배경은 흐릿하게 촬영하는 데 유용하다. 카메라 1개로 찍는 것보다 다양한 효과를 내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가 전면과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넣는 건 처음이다. 이달에 출시한 갤럭시노트8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후면에만 적용했다.
후면에 이어 전면에까지 듀얼 카메라를 넣는 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얼굴 등을 촬영하는 '셀피(일명 셀카)'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전면 카메라를 통해서도 고품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듀얼 카메라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 카메라는 그동안 중요도가 덜하다는 이유로 후면 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전·후면 모두 듀얼 카메라를 도입하는 건 시장을 다시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듀얼 카메라 도입이 늦었다. 이달에 출시한 노트8이 삼성의 첫 듀얼 카메라 모델이지만 애플이나 LG전자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부터 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로서는 듀얼 카메라 시장 진입이 1년 정도 뒤처졌기 때문에 전·후면 듀얼 카메라를 먼저 출시, 주도권을 다시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면 듀얼 카메라 자체는 LG전자가 2015년 10월 출시한 V10에서 시도된 바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앞뒤에 듀얼 카메라가 장착된 제품은 아직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에선 출시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지오니가 전·후면 듀얼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 'S10'을 공개한 정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로 전·후면 듀얼 카메라의 시장 반응을 살펴본 후 다른 모델의 탑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갤럭시A가 성공리에 안착하면 다른 모델에도 전면 듀얼 카메라가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A에는 전·후면 듀얼 카메라 외에 풀스크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탑재된다. 풀스크린은 갤럭시S8이나 노트8처럼 스마트폰 전면을 화면으로 꽉 채우는 것이다. 다만 좌우가 휘어진 모양이 아닌 평면 디스플레이다. 크기는 5.5인치와 6인치로 준비되고 있다. 올해 3개이던 갤럭시A 시리즈 모델이 내년에는 2개로 줄었다. 모델수 변경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갤럭시A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판매 비중이 상당히 높은 모델이다. 노트7 단종과 S8 출시 지연으로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한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갤럭시A가 있었다. 이 같은 갤럭시A 시리즈 전·후면 듀얼 카메라 탑재와 풀스크린 디스플레이 사용은 부품 업계에 긍정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고가 부품에 대한 수요 증가를 뜻하기 때문이다.
듀얼 카메라는 렌즈, 이미지센서, 필터 등을 더 많이 필요로 해 싱글 카메라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약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카메라 수까지 늘게 되면 효과는 더 배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성능이 발전할수록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이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부품 성능도 향상돼야 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