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국형 4차 산업혁명, 젊음·혁신에 담는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민간 중심 위원회를 정부 지원단이 뒷받침한다.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도 간사 역할을 수행하며 힘을 보탠다. 민간 위원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4차 산업혁명' 모델이 위원 면면에 담겼다.

청와대가 25일 위촉한 민간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20명이다. 앞으로 이들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 민간 위원이 분야별 과제를 제시하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책을 구체화한다. 위원회가 범정부 기구인 만큼 공식 참여하지 않은 부처도 도출된 정책을 수행한다.

위원회는 젊다. 40대가 주류다. 30대도 이름을 올렸다. 최연소자가 1983년생, 최고령자가 1955년생이다. 여성은 5명이 포함됐다. 스타트업, 소프트웨어(SW), 로봇,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유망 분야를 망라했다. 산업계와 학계에 9명씩 안배하고, 2명은 정부 출연연구소 소속 연구자로 채웠다.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가장 젊은 위원은 백승욱 루닛 대표다. 국내 최초로 딥러닝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세계 100대 인공지능(AI) 회사로 키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융합의과학원(SAIHST) 초빙교수를 지냈다.

'스타트업 대변자'로 잘 알려진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도 위원회에 참여한다. 40만명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오피니언 리더다.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도 이름을 올렸다. 주 대표는 민간 정보기술(IT) 분야의 재직 경험을 토대로 민·관 협력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썼다.

장병규 위원장도 '벤처 1세대'로 통한다. 1973년생으로 젊은 기업가 축에 든다. 스타트업의 젊은 혁신, 도전 정신을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선두에 내세웠다.

◇학계에선 '스타 로봇과학자' 스카웃

로봇도 유망 분야로 점찍었다. 학계 참여 인사 중 로봇 전문가가 2명이나 포함됐다. 한재권 한양대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최근 대중의 명성을 얻고 있는 로봇공학자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챌린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재난구조로봇 '똘망' 설계자로 유명하다.

한 교수가 설계, 제작에 참여한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는 로보컵 대회에서 우승했다. '타임'이 선정한 '최고 발명품 50'에도 들었다. 한 교수는 평소 공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오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세계 최초로 혈관로봇을 개발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로봇 전문가로 알려졌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로봇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산업통상자원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장으로 활동한다.

◇자동차·통신 대기업 참여

대기업에선 현대자동차, SK텔레콤 소속 전문가가 차출됐다. 전통 산업 분야라는 인식이 강한 자동차 분야가 눈에 띈다. 김흥수 현대차 커넥티비티실장이 위원회에 참여한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끄는 전문가다. 현대차 제품신뢰성확보실장,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를 지냈다.

통신 업계에선 박찬희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플랫폼 본부장이 참여한다. NHN에서 비즈니스플랫폼 센터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 주역으로 활약했다.

◇사회 변화에도 대응

정책, 행정, 경영 전문가를 배치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 변화에 대비하도록 했다.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분야 전문가를 포함시켜 원천 기술 분야의 안배를 고려했다.

강민아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노규성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 이대식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임춘성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가 정책 전문가로 이름을 올렸다. 강민아 교수는 보건의료, 사회복지 정책 전문가다.

노규성 교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앞서 문재인 정부 정책 자문에 참여했다. 산업현장 애로를 이해하는 정책 전문가라는 평을 받는다.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서은경 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 교수는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과학자다.

이희조 고려대 통신공학부 교수는 해커 잡는 해커, 사이버 보안 전문가다. 안랩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고, 한국정보보호학회 이사로 활동한다. 정보보안 분야 유일한 위원이다.

◇아프리카TV 창립자, 스마트시티 전문가도 참여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 TV를 창립한 문용식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 이사장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인 스마트시티 전문가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부처 합동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마트시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문했다.

이재용 국토연구원 스마트녹색도시연구센터장이 스마트시티 분야 브레인으로 활동한다. 이 센터장은 국내 스마트시티 출발부터 중심에 선 전문가다.

출연연에서는 강수연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름을 올렸다. 위성 임베디드 SW가 전문 분야다.

4차산업혁명위는 정부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반을 책임진다. 정부는 앞서 위원회 설치·운영 규정에서 “4차 산업혁명 변화 과정 전반을 국가 차원 방향 전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세운 위원회 목적은 “경제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을 함께 추구하는 포용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확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명단>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위원장) △고진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장 △김흥수 현대자동차 커넥티비실장 △문용식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 살자' 이사장 △박찬희 SK텔레콤 본부장 △백승욱 루닛 대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강민아 이화여대 교수 △노규성 선문대 교수 △박종오 전남대 교수 △백성희 서울대 교수 △서은경 전북대 교수 △이대식 부산대 교수 △이희조 고려대 교수 △임춘성 연세대 교수 △한재권 한양대 교수 △강수연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재용 국토연구원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