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탑산업훈장 수상한 박재규 선익시스템 대표

“선익시스템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유기물 증착기 국산화를 이룬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습니다. 기술 자신감이 커진 만큼 앞으로 선익시스템 성장 행보를 지켜봐 주십시오.”

박재규 선익시스템 대표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보냈다고 회상했다.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 기업 선익시스템을 2009년에 인수한지 8년만에 상장했다. 처음으로 6세대 플렉시블 OLED 양산장비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해 첫 결과물 도출을 앞뒀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자녀가 결혼하는 기쁨도 맛봤다.

선익시스템 박재규 대표이사 회장 (사진=선익시스템)
선익시스템 박재규 대표이사 회장 (사진=선익시스템)

박 대표는 26일 열린 제8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 클러스터 타입의 6세대 하프컷 방식 유기물 증착장비를 국산화하고 양산 라인에 적용한 성과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선익시스템이 첫 양산용 장비를 공급하고 상장도 해 의미가 크지만 중간 중간 어려움도 있었다”며 “선익 장비를 이용한 좋은 고객사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 창업한 선익시스템은 작년 양산용 유기물 증착기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용 소형 장비만 공급했으나 2009년 동아엘텍에 인수된 후 양산장비 개발에 도전해 작년부터 양산 장비를 납품했다.

박 대표는 “디스플레이보다 조명용 OLED가 먼저 부상한다고 보고 2009년 선익시스템을 인수했다”며 “예상 외로 디스플레이용 OLED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초기 경쟁사에 인력을 많이 뺏겨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2012년 이영종씨를 선익시스템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인재를 다시 갖추고 양산장비 개발 전열을 가다듬었다. 통상 전문경영인이 부임해 3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가 없으면 새로운 경영인으로 교체하지만 박 대표는 기존 체제에 더 힘을 실었다. 양산 장비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전 직원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선익시스템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매출이 34%, 수주금액은 43% 성장했다. 작년 매출 1437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달성해 모회사 동아엘텍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에는 매출 718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선익시스템은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영역을 더 넓힐 계획이다. 그동안 2.5세대, 4세대, 5세대에 걸쳐 연구개발용, 조명용, 양산용 장비를 세계 50여개 기업에 공급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박 대표는 “양산 기술과 경험에 대한 임직원 자신감이 상당히 커졌다”며 “앞으로 선익시스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