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유기반도체 활용 휴대용 마약센서 개발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김기문·오준학 교수 공동연구팀...유기반도체 활용 고감도 센서 개발

마약 복용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가 나온다. 침, 땀, 소변 한 방울로 음주 측정처럼 간단하게 마약 복용자를 가려낼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김기문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오준학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극미량의 체액 샘플로 암페타민 계열의 마약을 검출하는 초고감도 휴대용 센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도식화된 초고감도 휴대용 마약 센서의 원리
<도식화된 초고감도 휴대용 마약 센서의 원리>

그동안 마약 복용 여부는 면역분석기, 질량분석기처럼 값비싼 대형 장비를 이용해야 파악할 수 있었다. 정확도는 높지만 불순물을 없애는 전 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결과를 얻는 데 하루 이상 걸린다.

휴대용 마약 분석기가 개발되기는 했지만 1ppm 이하 농도는 검출할 수 없었다. 체액에 섞인 마약 성분을 탐지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민감도가 기존 제품에 비해 1만배 이상 높다. 물에 섞인 마약을 0.1ppt(1조분의 1 농도단위) 농도, 소변에 섞인 마약은 0.1ppb(십억분의 1 농도단위)까지 각각 탐지할 수 있다.

유기반도체 소자에 '분자 인지'를 유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소자 표면에 호박 모양의 고리형 화합물인 '쿠커비투릴' 분자층을 3~4겹으로 코팅했다. 쿠커비투릴 분자는 암페타민 계열의 마약 분자와 상호 작용, 달라붙는 성질을 띤다. 분자 결합 후에는 코팅 층의 전하 배치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에 반응, 마약 성분 존재 여부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은 이 센서를 가로 1.5㎝, 세로 3.5㎝ 크기로 만들어 휴대성을 높였다. 스마트밴드 형태의 휴대용 기기 시제품을 제작하고, 스마트폰으로 검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마약 성분을 검출할 수 있는 맞춤형 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일상생활에서환경 호르몬이나 독성·위험 물질 탐지 센서도 개발하고 있다.

IBS, 유기반도체 활용 휴대용 마약센서 개발

김기문 연구단장은 “마약 검출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꿀 성과”라면서 “초고감도 마약 센서 제조 원천 기술은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기술이자 다른 분야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