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정부 첫 국정감사가 새겨야 할 것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12일 막이 오른다. 사상 초유의 임기 중 탄핵 결과로 출범한 정부이다 보니 아직 조각조차 완성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 부처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장관 없이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웃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국감이 출범한 지 반년도 채 안 된 정부의 발목잡기가 아니라 올바른 진로를 설정하는 생산성 높은 시간이 돼야 할 필요성이 여기서 나온다. 그래서 오히려 국회의 질타와 방향 재설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가위 밥상에 둘러앉아 있던 국민은 이런 변화의 희망을 나눌 수 없었다. 이미 적폐로 규정된 전 정부 단죄와 현 정부 외교·북핵 관련 충돌은 예고편이 나간 상태다. 산업·경제 분야는 4차 산업혁명 대응만으로도 바쁜 걸음에 탈원전, 증세, 최저임금 등 걸림돌이 즐비하다. 지난 20대 국회 때 46%를 차지한 국감 민간인 증인 가운데 기업인 비중은 이번에 50%를 훌쩍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딱히 기업인 차원에서 저울질할 수도, 결정할 수도 없는 일을 굳이 기업인에게 따지겠다는 근성은 시대가 바뀌어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흔히 정부는 몸뚱이요, 국회는 옷차림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 '깔맞춤(색깔을 엇비슷하게 맞춰 입는)'은커녕 완전히 따로 노는 부조화의 극치를 보여 준다.

국감만큼은 정치 이익과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국민을 향하는 시선을 보고 싶다. 정부의 독선과 독주는 견제하되 바른 방향이라면 대국 관점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정치가 행정을 가로막아서도, 행정이 정치를 못 따라 가서도 안 된다. 국민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국감이 국민의 힘으로 바뀐 첫 정부의 국감이란 점을 정부든 국회든 잊지 않았으면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좌절에 빠뜨려선 안 된다.

[사설]文정부 첫 국정감사가 새겨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