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능정보사회 윤리에 주목한다

현대 공상과학의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지금으로부터 75년 전 1942년에 역작 '런어라운드'를 출간한다. 여기에 그 유명한 '로봇의 3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둘째 로봇은 첫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셋째 로봇은 첫째와 둘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이다. 아시모프는 3대 원칙을 공표한 지 꼭 43년 뒤인 1985년 이 원칙에 우선하는 0순위 법칙으로 '로봇은 인류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를 추가했다. 이로부터 32년이 더 흐른 지금에 보더라도 참으로 선구자다운 규정이다.

지능정보사회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정부가 로봇 윤리 제정에 나섰다. 연내 인공지능(AI) 로봇 개발자, 공급자, 이용자가 공히 따라야 할 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 방침이라고 한다.

앞으로 사회는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로 발전해 갈 것이다. 도로엔 AI가 움직이는 자율주행차, 하늘엔 무인 드론이 각각 다닐 것이다. 이들이 모두 자율 판단에 따라 움직이면서 예방, 사후 처리 등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준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기술을 발전시키는 그 자체보다 더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정부가 이들 윤리 문제에 접근하면서 도를 넘는 강제 또는 인위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자칫 관련 기술 개발과 혁신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능정보사회는 가능한 한 거의 모든 규정과 원칙에서 자유로운 시스템과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
1942년에 만든 아시모프의 로봇 3대 원칙이 지금도 통용되는 것은 그것에 있는 철학의 유연성 덕분일 것이다. 정부가 수립하려는 지능정보사회 윤리 가이드라인도 이 같은 유연성과 확장성을 놓치면 안 된다.

[사설]지능정보사회 윤리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