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은행 소액해외송금 오픈 플랫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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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은행이 참여하는 소액 해외송금 오픈 플랫폼이 구축된다.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소액 해외송금업자 실명 확인 지원을 돕기 위해서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오픈 플랫폼이 구축되면 송금업자는 은행과 개별 협약 없이 실명 확인 절차 이행을 위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금융권은 해외 송금 오픈 플랫폼이 가동보다 자금세탁방지법(이하 AML) 규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돈세탁 방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지침도 없고, 외화 송금 시 문제가 발생하면 현행법상 은행이 최대 수억달러에 이르는 과징금을 낼 수도 있다. AML 리스크에 대한 정부 지침 없이 은행 또한 외화 송금 사업에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송금업자의 실명 확인 절차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소액해외송금업자가 특정금융정보법상 금융회사에 포함되면서 여타 금융회사와의 송금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다. 전용망 설치 등 금융회사와의 별도 계약을 통해 첫 거래 시 실명 확인을 하면 추가 송금 때는 공유된 송금 정보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송금업자는 금융사와 협력, 송금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까지 은행 공동 송금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없다. 금융사 간 별도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결제원이 은행권과 협의, 송금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금융권 공동 인프라 구축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미 구축된 은행 공동 API 다섯 가지를 활용, 해외 송금 정보공유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내년 초 오픈이 목표다.

은행권은 이에 앞서 현행 AML 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외화 송금 사업은 시스템 구축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AML 규제에 따른 책임 소재를 어떻게 해소해 줄 것인가가 핵심”이라면서 “현행 AML상으로는 풀링 송금(소액 건을 모아 송금하는 방식)에 테러 자금 등 출처가 불문명한 자금이 유입되면 수억달러에 이르는 과태료를 은행이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재부, 금융위 등에 AML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수차례 금융권이 요청했지만 명확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 자금세탁방지팀 관계자는 “정부에서 AML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이상 공동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이라면서 “은행별로도 API나 별도 시스템이 있는 상황에서 공동 인프라 구축에만 나서는 건 정부 부처가 현실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자금세탁방지 규제와 관련된 민간 업체가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차원의 별도 방안을 내놓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불가능하던 소액해외송금업을 허용하고, 오픈플랫폼을 구축해 실명 확인을 돕는 등 정부 역할은 대부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은 업체별로 경쟁력 있는 해외 송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면서 “은행이 협조를 안 해 줘서 소액해외송금업자로 등록해도 정작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 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법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도 이 문제 때문에 무조건 핀테크 업체와 협력을 안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은행으로서는 핀테크 업체가 충분히 믿을 만한지 고려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