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자전]아시아 中企, 4차산업혁명 시대 겨냥....AI, VR 등 신기술 봇물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이 관람객에게 미소를 보이며 전시장을 안내한다. AI 스피커는 날씨를 물어본 사용자에게 농담까지 건넨다.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공룡과 싸운다. 아시아 지역 우수 중소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치열한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아시아·태평양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2017 홍콩추계전자박람회(홍콩전자전)'이 홍콩종합전시장이 16일 막을 내린다. 지난 13일 개막한 홍콩전자전은 역대 최다 수준인 4200개 업체가 참가해 각국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올해 전시회는 AI와 VR, 로봇,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홈 솔루션 등이 주목 받았다. 전시장 곳곳에는 로봇 '샌봇(Sanbot)'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100여개 이상 기업이 참여, 차별화된 제품으로 해외 판로를 타진했다.

2017 홍콩추계전자박람회에 마련된 한국관
2017 홍콩추계전자박람회에 마련된 한국관
2017 홍콩추계전자박람회에 등장한 안내 로봇 '샌봇'
2017 홍콩추계전자박람회에 등장한 안내 로봇 '샌봇'
'아이디어' 관계자(왼쪽)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 인식 플랫폼을 바이어에게 설명했다.
'아이디어' 관계자(왼쪽)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 인식 플랫폼을 바이어에게 설명했다.
한정선 한스정보 대표(가운데)가 바이어들에게 투명 터치 모니터 제품을 설명했다.
한정선 한스정보 대표(가운데)가 바이어들에게 투명 터치 모니터 제품을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신개념 영상 인식 플랫폼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AI 딥러닝 솔루션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반구(半球) 형태 영상 인식 센서다. 동일하게 반구 형태로 제작한 모듈을 결합하면 용도에 따라 드론, 액션캠, IP카메라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오는 12일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상용화를 타진할 계획이다.

'한스정보'는 투명 터치 모니터를 선보였다. 일반 터치 모니터와 달리 모니터 뒤 사물을 보면서 영상 콘텐츠를 동시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이다. 뷰티, 잡화 등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소개하는데 안성맞춤이다.

한정선 한스정보 대표는 “최근 국내 뷰티 관련 대기업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면서 “홍콩전자전을 발판 삼아 아시아를 시작으로 해외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티메이트 기어 관계자가 아마존 음성인식 '알렉사'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을 설명했다.
얼티메이트 기어 관계자가 아마존 음성인식 '알렉사'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을 설명했다.
ST 일렉트로닉스 관계자가 '마이크로 웨이브 센서'를 설명했다.
ST 일렉트로닉스 관계자가 '마이크로 웨이브 센서'를 설명했다.

홍콩 '얼티메이트 기어'는 미국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를 활용한 스마트홈 제품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과 전기 공급을 제어할 수 있다. 아마존에서 알렉사 칩을 공급받아 자체 음성인식 스피커를 제조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미국에서 일반 소비자 가격 기준 180달러 안팎인 알렉사 탑재 스피커를 불과 32달러에 판매한다.

홍콩전자전과 함께 열린 '홍콩전자부품 박람회'에 참가한 싱가포르 업체 'ST 일렉트로닉스'는 자율주행차, 로봇청소기 등에 탑재할 수 있는 '마이크로 웨이브 센서'를 선보였다. 기존 적외선 센서 대비 기온이나 습기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ST 일렉트로닉스는 현재 한국 대기업과 가정용 로봇 모델용 센서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 스타트업 100여개가 참여한 '스타트업 존(Start-up zone)'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 그래스, 올 메탈(All-Metal) 3D 프린터, 노인·아동용 스마트워치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전시 현장에서 투자자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1곳도 참여하지 않아 우리나라 바이어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바이어로 참여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은 대기업이 후원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이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정재계가 창업자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스타트업 '키즈 다이나믹'의 아동용 스마트워치 '스윙 워치'
대만 스타트업 '키즈 다이나믹'의 아동용 스마트워치 '스윙 워치'
홍콩 스타트업 '메드 게이지'의 스마트 글래스
홍콩 스타트업 '메드 게이지'의 스마트 글래스

홍콩=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