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빼고 얼굴인식 넣는 애플...그게 최선입니까?"

애플이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를 빼고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5일(현지시간) 애플 소식에 전통한 궈밍치 KGI증권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부터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하지 않는 대신 트루뎁스 카메라를 장착해 페이스ID를 구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내달 3일 출시하는 10주년 기념 모델 '아이폰X'에 처음으로 탑재되는 페이스ID는 트루뎁스 카메라가 3만개의 점을 투사해 3차원으로 얼굴을 분석하고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술이다.

궈밍치는 내년 출시되는 아이패드에도 페이스ID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터치ID가 페이스ID로 완전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는 애플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경쟁에서 차별화를 통한 경쟁 우위를 가져가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포브스는 터치ID 배제와 페이스ID 채택이 애플이 할 수 있는 큰 도박이며, 여러가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아이폰X.
애플 아이폰X.

우선 페이스ID가 원활히 작동한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을 보고 잠금을 해제하는 물리적 조치가 지문을 사용하는 것만큼 편리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포브스는 걷거나 달리는 중에 스마트폰에 얼굴을 비추거나 계산대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때, 회의 중 테이블 아래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애플이 페이스ID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지만 지문인식이 그랬던 것처럼 사용자 식별을 위해 3D로 구현되는 상세한 얼굴 데이터에 대한 보안 우려가 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생체 인식 기술은 복합적으로 사용할 때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페이스ID가 터치ID 보다 진보한 기술이라는 확신도 적다. 애플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13세 미만 어린이나 얼굴이 닮은 쌍둥이 형제나 자매의 경우 페이스ID가 정확하게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포브스는 “물론 페이스ID는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그것이 터치ID를 완전히 없애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면서 “터치ID를 전원버튼이나 후면버튼, 디스플레이에 탑재할 수 있는 만큼 페이스ID와 터치ID를 모두 갖추고 사용자에게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이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을 폐기하는데 무자비 했다는 점에서 놀라울 것은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결정이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엄지손가락으로 작동하는 터치ID보다 페이스ID가 편리하고 정확하다는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