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 고한봉 獨변리사 "'빨리빨리' 한국문화 익숙"

“'어제 보낸 이메일 확인했느냐'란 이메일, 익숙합니다.”

고한봉 독일변리사(이사르패튼트)
고한봉 독일변리사(이사르패튼트)

독일 10대 특허로펌 이사르패튼트(isarpatent)에 근무하는 고한봉 변리사가 웃으며 말했다. 고 변리사는 “독일 기업은 이메일을 보낸 뒤 이틀가량은 지나야 진행 상황을 묻지만 한국 고객사는 메일 보낸 지 하루만 지나도 재차 확인 문의가 온다”면서 “한국 고객사에는 메일을 확인했고 곧 회신하겠다는 답장을 보낸다”고 말했다. 1999년 한국을 처음 찾은 이사르패튼트와 국내 대기업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고 변리사 모두 익히 아는 한국 문화다.

어릴 때 독일로 건너가 현지에서 학위를 마친 그는 지난 10여년간 독일에서 한국 기술력이 인정받고 독일 내에서 한국 사업 비중이 점차 커지는 변화를 목격했다. 현지 특허 출원(신청) 순위에도 한국 기업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변화가 가시화하면서 독일 사무소가 한국인을 채용해 한국 고객사를 유치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대리인이 한국 기업 입장에서 아무래도 편하다. 고 변리사는 “독일 특허 심사나 분쟁에 대응할 때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대리인이 특허사무소에 있으면 통번역이 불필요해 일처리가 빠르다”고 밝혔다. 영어나 독일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어서다. 자신도 “한국 기업이 '우리 특허를 침해한 경쟁사 제품을 전시회에서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직접 현장에 나간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그도 내년이면 파트너변리사가 된다.

한때 특허업계 주목을 받았던 유럽통합특허법원에 대한 관심은 현재 시들하다. 고 변리사에 따르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는 독일 특허법인 바델레 파겐버크 자료를 인용해 “특허전문매체 매니징IP가 트위터를 활용한 설문을 보면 2018년 통합특허법원 출범을 기대하는 비율은 응답자 17%에 불과하다”면서 “38%는 2020년 이후, 35%는 아예 출범도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투표가 회의적 시각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에는 통합특허법원 관련 문의 전화도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특허청도 통합특허법원이 출범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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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