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개발한 핵연료 분말 해외 제공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고성능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 분말이 일본 연구용 원자로의 핵연료 전환에 사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독자 기술로 제조한 우라늄-몰리브덴 합금(U-Mo) 핵연료 분말을 일본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U-Mo 핵연료 분말은 원자력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원심분무 기술로 만들어진다. 원심분무 기술은 우라늄 합금을 섭씨 1600도 이상의 고온 진공 상태에서 녹인 후 고속 회전하는 원판 위에서 급속 응고시키는 기술이다. 세계에서도 유일한 상용급 금속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이다. 핵무기 원료로 전용될 우려가 큰 고농축우라늄(HEU)을 LEU로 전환하는데 쓰인다.

원자력연은 내년에 미국으로부터 LEU 원료를 공급 받아 2019년까지 U-Mo 핵연료 분말 45㎏을 일본에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제공 분말은 핵연료로 가공된다. 이후 일본 교토대 교육실험용 원자로인 임계장치(KUCA)에서 HEU를 LEU로 전환하는데 쓰인다.

원자력연은 유럽에도 U-Mo를 제공한다. 유럽연합(EU) 내 U-Mo 핵연료 개발을 위해 구성된 '허큘리스 컨소시엄'이 제공처다. EU는 이미 우리나라로부터 분말을 제공받아 고성능 연구로에 사용할 U-Mo 핵연료를 개발,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까지 분말 10㎏을 추가 제공받아 연구를 지속한다. 2014년에는 미국과 벨기에에 U-Mo를 제공한 바 있다.

이번 계획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전 세계 HEU 감축을 주도하고 있다.

하재주 원자력연 원장은 “원자력연의 U-Mo 기술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원천 기술”이라면서 “U-Mo 핵연료 상용화를 통해 연간 2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연구로 핵연료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