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연간 목표 1.5만대 돌파…테슬라도 125대 팔려

올 목표치 9개월 만에 달성...2013년 민간 보급 이후 처음

올해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판매 대수가 9개월 만에 정부가 세운 목표치 1만5000대를 넘어섰다. 2013년 민간 보급을 시작된 이래 목표 달성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이 가장 많이 팔렸다. 1억원대 고가 테슬라 전기차도 125대나 팔렸다.

서울 신대방동 일대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운전자가 현대차 직원으로부터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를 받고 있다.
서울 신대방동 일대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운전자가 현대차 직원으로부터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를 받고 있다.

19일 환경부와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2017년 전기차 민간 보급 공모' 신청(계약) 대수가 1만4988대로 집계됐다. 올해 정부 목표 1만5000대를 다 채웠다. 4155대가 팔린 지난해와 비교해 3.6배, 2015년보다는 6.3배나 많이 팔렸다. 1억원을 호가하는 테슬라 전기차도 국가 보조금 자격 획득 한 달 새 125대나 팔릴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정부는 올해 보조금 예산이 소진되면 지난해 이월 예산(4000대 분량)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전기차 2만대 시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이 9727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그다음으로 기아차 '쏘울EV' 1952대, 르노삼성 'SM3 Z.E' 1683대, '트위지(TWIZY)' 740대, GM '볼트(Bolt)' 530대 순이다. 테슬라 모델S 판매는 125대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차량 인도가 늦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인도 지연은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에 집중됐다. 현대차가 국내 시장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배터리 등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생산과 인도가 4~5개월 지연됐다. 현대차는 올해 초 8000대 분량의 배터리 등 부품을 확보했고, 이후 신청 물량이 늘면서 뒤늦게 단계별로 부품을 확보한 상태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서울(목표량 3600대)과 대구(2000대)를 포함해 광주(206대), 대전(160대), 충북(73대), 세종(30대), 영광(50대) 등은 목표량을 채우고 민간 사업 공모를 조기 마감했다. 제주는 목표량 6205대 가운데 신청률 64%(3962대), 경기도는 1900대의 89.4%(1700대)를 각각 달성한 상태다.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률이 100%를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국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이 대부분 구형으로 5종에 불과하지만 내년도 환경부 보조금이 1400만원에서 1200만원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 올해 수요를 키웠다. 겨울철 전비(전기차 연비), 주행 효율 등 차량 성능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충전기 보조금도 올해 300만~600만원 수준에서 내년 160만원선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아직 4분기를 남겨둔 만큼 올해 시장은 2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약 4000대 분량의 이월 예산을 투입, 민간 보급을 예산 소진까지 보급 사업을 이어 간다. 최소 1만9000대 예산은 확보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KT가 지난 5월 600대 전기차를 구매한 것을 제외하고 기업보다 대부분 일반인 신청이 월등하게 많았다”면서 “전기차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가 보조금 정책도 올해 판매 대수 상승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017년 국내 전기차 모델 별 민간 보급 계약 현황(9월말 기준, 자료:각사)>



2017년 국내 전기차 모델 별 민간 보급 계약 현황(9월말 기준, 자료:각사)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