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리베이트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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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밴(VAN)사 직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충격을 받았다.

정부가 밴 리베이트 제공을 법으로 금지하자 대형 가맹점이 꼼수를 부려 변칙으로 리베이트를 제공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 실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 따라 연매출 3억원이 초과되는 모두 대형 가맹점과 그 특수관계인은 밴사나 밴대리점으로부터 보상금, 물품 등을 일절 지원받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밴사 입찰 평가 항목에 일부 대형 가맹점은 '계열사 지원' 항목을 배점표에 넣는 등 갑질 행태를 이어 갔다. 자금 제공을 직접 받을 수 없으니 해당 밴사가 계열사나 자회사 등을 통해 금전 또는 그에 상응하는 지원 방안을 강구해 오라는 것이다.

실제 한 편의점 체인점은 기존 밴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신생 밴사와 계약을 맺었다. 신생 밴사는 편의점에 납품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제품 단가를 낮게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우회 지원' 방안을 위한 조치다.

입찰에 참여한 다른 대형 밴사는 가장 높은 입찰 점수를 받았음에도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과 관련한 계열사 우회 지원 의혹 사례도 있다.

민자 고속도로 휴게소 내 가맹점 입찰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 밴사가 최종 입찰자로 선정됐다. 역시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이 식음료 식자재를 납품하는 회사다.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 횡행하고, 불법 리베이트는 진화해 법망을 피해 가고 있다.

그러나 변칙 리베이트가 이처럼 활개를 치고 있지만 감독 당국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이뤄지는 밴 리베이트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정 단속해야 한다.

편법으로 발생하는 비용의 소비자 전가는 물론 정직한 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태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대응을 기대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