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곤충 급감한다

날아다니는 곤충 개체수가 최근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계 아마겟돈(지구 종말)'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라드바우트대 한스 드 크룬 등 과학자는 “날아다니는 곤충의 존재비가 지난 25년 사이 4분의 3 이상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낸 연구결과를 통해 곤충 개체수 급감이 생태계 아마겟돈을 몰고 오게 되는 것은 물론 인간 사회에도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비록 이런 존재비가 독일에 산재한 63곳 자연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한 채집에서 나온 결과이기는 하지만 농업 위주 토지에서 공통된 현상일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크룬은 “존재비 급락 원인은 현재로서는 불분명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광범한 살충제 살포가 가장 큰 원인이고 그 다음으로 기후변화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충제 사용량 등에 대한 자료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데이브 굴슨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곤충은 지구 전체 생물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존재비 급락은 공포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굴슨 교수는 “더 광범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이런 현상이 생태계 아마겟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곤충이 사라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날아다니는 곤충 존재비 급락 현상은 과거 유럽 초지 나비 등 특정 곤충에 국한됐으나 이제는 말벌·파리 등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채집된 곤충이 독일 자연보호구역에 있어 보호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존재비 급락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존재비가 급락한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는지 시급히 연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구팀은 “날아다니는 곤충은 생태계에서 꽃 수분 활동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파리나 나비, 벌 등은 새나 박쥐, 다른 포유동물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