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발길 뚝 끊겼다”…한국지엠 철수설에 영업사원들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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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철수는 없다'는 회사 해명에도 소비자 불안감 커져

“지엠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데 정말인가요? 지금 차량 구매해도 문제없는 거 확실한가요?”

한국지엠 철수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일선 영업사원들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시장 철수는 없다'는 회사의 해명에도 철수설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지엠 쉐보레 전시장 전경.
한국지엠 쉐보레 전시장 전경.

쉐보레 한 판매 대리점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은 “언제 한국 시장에서 철수될지 모른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최근 '정말이냐'고 묻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고객에게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시장을 찾는 고객이 확연히 줄어든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월평균 30대를 판매할 정도로 대리점 내에서 제법 잘 나가던 판매왕이다. 하지만 철수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올 하반기부터는 절반 수준인 월 15대까지 실적이 악화됐다.

김 과장은 “스파크나 말리부, 트랙스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고객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이 인기가 많은데, 경쟁사보다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것도 영업상 약점이다”고 말했다.

한국지엠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선 영업사원들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철수설에 대해 일부 판매 대리점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대책이 나온 건 아니다”면서 “본사 영업 지원 부문 직원들이 일선 판매 대리점 관리자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등 소통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11월 초 크루즈 디젤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11월 초 크루즈 디젤을 출시할 계획이다.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한국지엠 철수설이 끊임없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판매 저조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란도와 크루즈를 생산하는 군상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까지 떨어졌다. 군산공장 직원들은 현재 일주일에 1~2일 정도만 출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지엠 공장 가동률은 군산공장 20%, 부평 엔진공장 30%, 부평2공장 60%, 창원공장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지엠의 유럽 시장 철수 여파에 올해 들어 국내 판매 저조가 이어지면서 생산 물량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9% 감소한 10만2504대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연내 신차 출시로 철수설을 일축하고,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다음 달 초 크루즈 디젤이 나오면 군산공장 가동률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차 출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