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반세기' 동진쎄미켐 "발포제 글로벌 넘버원"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이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진쎄미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이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진쎄미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1973년 공장에 불이 나 전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2차 오일쇼크 때에는 거래처 줄도산으로 법정관리 시련을 겪었습니다. 위기 때마다 기술 개발과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

동진쎄미켐은 지난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에 공장을 추가 설립하고, 발포제를 세계 최대 규모로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기념사에서 “중국 쓰촨, 닝샤 지역에 진출할 것이며, 발포제 품질과 기술면에서 세계 최고인 동진쎄미켐이 생산능력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동진쎄미켐은 세계 최대 발포제(아조디카본아마이드) 생산업체인 중국 닝샤 자치구 일성정화집단유한공사와 협업을 통해 중국 닝샤 지역에 발포제 공장을 설립한다. 50년간 앞선 품질과 기술로 세계 발포제 시장을 선도해 온 동진쎄미켐은 생산능력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을 갖춘다.

내년 1월 시생산을 시작으로, 3월부터 본격 양산한다. 발포제는 플라스틱이나 고무에 미세 발포 구조체를 형성해 보온, 방음, 충격 흡수 등 효과를 부여한다.

동진쎄미켐은 1967년 출범 후 지난해 기준 매출 7650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발포제 국산화를 시작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 소재와 대체에너지 소재를 개발, 양산하고 있다.

창립 반세기 동안 동진쎄미켐은 여러 번 위기를 겪었다. 1973년 길동공장 화재로 공장이 전소됐다. 제2차 오일쇼크로 협력사가 줄도산하면서 동진쎄미켐도 1981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조기종결 한 해 전인 1988년에는 인천공장에 대화재가 발생했다.

동진쎄미켐은 위기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재기했다. 소재 국산화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반전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발포제 중심이었던 기업 체질도 첨단 전자 재료로 확장했다.

동진쎄미켐은 1970년 발포제 국내 최초 국산화, 1989년 반도체용 소재인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 개발했다. 세계에서는 네 번째 개발 성공이었다. 이 밖에 CMP 슬러리, 반사방지막(BARC)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

첨단 디스플레이 재료 사업에도 진출해 액정표시장치(LCD)용 감광액, 박리액, 식각액을 국산화했다. 2004년 LCD용 4-마스크 감광액, 2010년 대형 TV용 절연막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나섰다.

발포제 제품도 1999년 국내 최초 마이크로캡슐 발포제를 개발, 2001년 원가절감이 가능한 신공법에 개발에 성공, 중국산 저가 제품과 차별화에 나섰다.

동진쎄미켐은 2000년대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현지화해 중국에 10개, 대만 1개, 인도네시아 1개 등 공장 12개소를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발포제를 생산하고, 중국과 대만공장에서는 디스플레이(LCD·OLED)용, 반도체용 첨단소재를 생산, 공급한다.

동진쎄미켐은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중국 현지에 공장을 증설했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선제투자였다. 올해 중국 복주공장이 양산 가동했다.

소재 개발 노하우와 공격적 해외 진출로 동진쎄미켐은 2013년 이후 매년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7650억원을 기록했고 조만간 1조원 매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세대 사업으로 연료전지, 유리를 대체하는 고경도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했다.

기념식에는 고건 전 국무총리, 독일 우도 뮐러 독일 트라마코사 회장, 커윤준 중국 닝샤 자치구 일성정화공업집단유한공사 회장, 국내외 기업 및 학계 관계자 등 많은 인사가 참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