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의 기획, 선정, 평가, 보상 전 단계의 개선 방향을 마련했다. 과제 기획의 개방성을 높이고 단기 성과 요구를 지양하는 게 핵심이다. 혁신의 원천인 창의, 자율, 도전이 중심이 되는 R&D 체계를 조성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홍근·송희경·오세정 의원과 공동 개최한 '연구자 중심 R&D 프로세스 혁신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과제 기획-선정-평가-보상 프로세스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혁신 방안은 과기정통부가 지난 2개월 간 '알프스 TF'를 가동해 도출한 결과다. R&D 시스템 혁신의 현황과 문제를 분석하고 연구자 설문을 거쳐 마련했다. 정부 주도 기획, 단기 성과 관리 등 창의성을 제약하는 문제의 개선 요구를 반영했다.
과제 기획 단계에 '개방형 집단 기획' 체제를 도입한다. 그 동안 소수 전문가 집단이 과제 기획을 주도하고 지나치게 상세한 제안요청서(RFP)를 작성토록 한 게 문제로 지적됐다. 다수가 기획에 참여하는 크라우드형 기획을 활성화한다. RFP 양식을 간소화한다.
단기성과를 평가하던 것에서 벗어나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하도록 과제를 관리한다. 연차 평가는 원칙 상 폐지하고 컨설팅으로 바꾼다. 기초연구는 성공, 실패로 나뉘는 최종 판정을 없앤다. 원천연구는 최종평가 면제 대상을 확대한다. 개인 기초연구비, 소규모 집단연구비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집행하도록 한다.
과제 선정 평가 때는 상피제 기준을 완화, 최고의 전문 평가자 풀을 확보한다. 평가자 및 평가 종합 의견도 공개한다. 과제를 조기 완료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남은 기간, 비용은 후속연구 기획에 활용할 수 있다. 후속 과제에도 가점을 부여한다.
과기정통부는 R&D 프로세스를 혁신하면, 신뢰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자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과제 기획-선정-평가-보상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한다. 연구 현장 설명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중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금은 긴 호흡으로 먼 미래를 바라보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체질을 근본부터 바꿔나가야 할 때”라면서 “연구자가 걱정 없이 마음껏 연구에 몰두하도록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