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소프트웨어 교육 통해 미래 사회 역량 기르자

[ET단상]소프트웨어 교육 통해 미래 사회 역량 기르자

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모든 과목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자동화와 지능화 기술은 산업 구조 외에도 여러 분야의 변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그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소프트웨어(SW)라는 핵심 기술이 있으며, 그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이런 시대 변화에 따라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학교 SW 교육 필수화를 통해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7월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 SW 교육 현장을 탐방했다. 연방 교육부부터 시작해 주정부, 카운티 교육청, 학교 등을 2주 일정으로 방문했다. 우리나라 SW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고민 결과의 일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SW 교육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지식정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인재 양성은 국가 비전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국가 경쟁력과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교와 대학을 잇는 인재 양성 SW 교육의 확대 로드맵이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이때 초·중·고 교육 과정은 학교 단위 간에 단절되지 않고 서로 연계성을 맺으면서 위계질서를 갖춰야 한다.

2015년에 시대 흐름과 사회 요구로 초등 5·6학년 실과 교과 17시간 이상(2019년 도입), 중학교 정보 교과 34시간 이상(2018년 도입)을 필수로 하는 국가 교육 과정이 편성됐다. 이 교육 과정에서 중학교는 3년 동안 총 34시간의 SW 교육을 의무로 받게 된다. 학교가 정보 수업을 34시간만 1학년에 편성할 경우 학생은 1학년 이후 고등학교 진학 전까지 정보 수업을 더 이상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적어도 2년 교육 과정 단절이 발생, 학습 연속성이 떨어진다.

필수화에 이어 학생들이 충분히 학습하고 초·중·고와 연계 가능한 교육 과정이 돼야 한다. 3년 동안 이수하는 정보 교과 역량 강화에 필요한 다수 과목을 개발해 진로와 연계시키고, 학생들이 선택해서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필수화 지정과 더불어 2015학년도 개정 교육 과정보다 SW 교육을 더 확대하고 내실화하는 방안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둘째 SW 융합 교육을 통해 미래 역량을 강화하자. SW 교육은 교과 간 융합이 될 때 더 강력해진다. 미국은 교과 간 SW 융합 교육을 강조한다. 여러 교과 간 교육 과정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재구성해서 컴퓨터과학(CS) 교과와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를 서로 협력하는 교육 문화가 정착됐다. 2015년 개정 교육 과정이 제시하는 창의 융합형 인간 양성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SW 융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교과 간 SW 융합을 위해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학교 내에서 교과 간 교육 내용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우선돼야 한다. SW 융합 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과 문제 해결 협동 능력은 자연스럽게 길러질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자신의 진로 분야와 SW를 융합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교사는 SW 융합 교육을 위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정답이 한 개만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비구조 과정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셋째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자. 미국은 비영리 기관을 통해 공교육의 SW 교육을 지원하는 기부 문화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SW 융합 교육 강화 측면에서 보면 비영리 기관의 지원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하다. 학생들의 역량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교사 연수 프로그램 개발, 이해하기 쉬운 교육 등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는 기부 문화가 뒷받침된다면 SW 교육 확대와 내실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SW 교육을 강화하고,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서 잃어버린 정보기술(IT) 강국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서인순 전국중등정보컴퓨터교사연합회장(오산정보고 교사) ci60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