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4차 산업혁명과 업(業)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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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호 연세대 지식정보화연구소 연구교수
<장석호 연세대 지식정보화연구소 연구교수>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 부른다. CB인사이츠는 지난 9월 현재 총 213개 유니콘 가운데 미국 107개, 중국 56개, 한국 2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BCG 보고서에 따르면 유기콘 기업 탄생에 미국은 평균 7년, 중국은 평균 4년이 각각 소요된다.

과거 기업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빠른 성장을 보이는 기업이 급격하게 증가한 데에는 4차 산업혁명이 지닌 기술·사업 가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기,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이라는 대표 상징 기술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인터넷이 모든 사물에까지 적용되는 사물인터넷(IoT)과 너무나 방대하게 축적되는 빅데이터, 그렇게 쌓인 데이터로부터 만들어지는 인공지능(AI)이 로봇·드론·자율주행자동차·가상현실(VR)·스마트시티 등에 융합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증기기관차는 공간 간격을 급격히 단축시켰고, 전기는 밤낮 구분을 없애고 시간 간격을 급격히 단축시켰으며, 인터넷은 인간과 인간 간격을 없앴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융합 기술은 3간(공간-인간-시간) 속에 존재한 숨어 있는 가치를 플랫폼 위에서 통합 및 복합시켜 해결함으로써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내고 있다. 대표 사례가 바로 유니콘 기업 비즈니스 모델이다.

중국 유니콘 기업 모바이크(자전거 공유 사업. 창업 2년 만에 시장 가치 1조7000억원)는 전직 여기자 후웨이웨이가 창업했다. 미국 유니콘기업 스티치픽스(큐레이팅 쇼핑몰. 창업 5년 만에 시장 가치 5조원)는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던 카트리나 레이크가 창업했다. 4차 산업혁명 속에 숨겨진 혁신 사업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전문 공학 기술과 프로그램 역량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지닌 가치와 그로 인해 달라지는 업(業)의 본질을 통찰하는 눈이 훨씬 중요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자전거는 지구상 많은 사람의 이동 수단이었다. 이 자전거가 수조원의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전혀 다른 업의 본질 접근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것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이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혁신은 기존 자전거의 제품·기능 혁신과 전혀 달랐다. 새로운 업의 본질에 요구되는 혁신은 첫째가 위성항법장치(GPS) 탑재, 둘째는 QR 잠금·해제, 셋째는 보증금제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지금은 에어리스타이어, 무체인, 알루미늄 소재 등 추가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혁신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요구되는 차별화 기술인 셈이다. 기술로부터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모델로부터 기술을 정의하고 발굴·융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사업 모델링은 업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폭발력이 있으며, 혁신 사업 모델에 접근할 가능성이 짙어진다.

요즘 청년은 원대한 꿈을 꾸지 않는 것 같다. '안정'이라는 인생 가치관에 갇혀서 공무원 시험 준비에 청춘을 쏟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변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경제든 사회든 문화든 모든 분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충분히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회를 우리 청년이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원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장석호 연세대 지식정보화연구소 연구교수 sokojang@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