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AI 전문가 모시기 경쟁...신입사원에 연봉 5억원 제시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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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 첨단 기업이 너도나도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들면서 AI 전문가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업계에서 벌어지는 AI 인재 쟁탈전을 22일(현지시간) 조명했다.

NYT는 주요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 제안을 받은 익명의 AI 전문가 9명을 인용해 막 박사학위를 받았거나 관련 분야 경험이 몇 년에 불과해도 이 분야 통상 연봉 수준인 30만∼50만달러(약 3억4000만∼5억6000만원) 이상에 회사 주식까지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AI 분야에서 유명한 전문가라면 더 많은 연봉과 주식을 받을 수 있다. NYT는 4∼5년간 총 100만달러 혹은 1000만달러 단위의 보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프로 선수처럼 연봉 협상을 하거나 계약을 갱신하기도 한다.

기술 유출 혐의로 구글로부터 소송을 당한 앤서니 레반도우스키의 경우 2007년 구글에 합류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끄는 동안 성과급으로 무려 1억2000만달러(약 1350억원)를 받기도 했다.

AI 전문가 몸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일각에선 미 프로풋볼(NFL)처럼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을 둬야 하는게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이처럼 인력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두고 전통 자동차 기업이 IT 업계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존 거대 IT 기업도 스마트폰, 가전기기의 홈 디지털 비서 등을 개발하기 위해 AI 기술 확대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최첨단 AI 기술 연구는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하는 수학적 알고리즘 '심층신경망'(DNN)에 기반을 둔다.

업계는 주로 학계에서 인재를 수혈한다. 우버는 2015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하면서 카네기 멜런대 AI 프로그램에서 40명을 채용했다. 스탠퍼드대에서는 AI 최고 유명인사 4명이 직을 떠났다. 워싱턴대에서는 AI 전공 교수 20명 중 6명이 학교를 아예 떠났거나 부분적으로 그만뒀다.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일부 기업은 수학 전공자 외 물리학자나 천문학자를 채용하는 등 대안을 택하기도 한다. 미국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인재를 찾는 미국 스타트업도 있다. 미국 대기업도 캐나다 토론토와 몬트리올에 AI 연구소를 개설하거나 중국에서 전문가를 채용한다.

AI 인력난이 몇 년 안에 완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AI 분야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는 “수요가 공급보다 커서 상황이 당장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AI 분야) 박사급을 훈련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