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자는 뒷전인 애플코리아

국내 유통업계가 판매망을 대하는 애플코리아 측 대응 태도에 격분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 앞으로 '아이폰8 플러스 스웰링 현상'의 기본 대처 방안이라도 알려 달라고 공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스마트폰 유통업계가 이통 서비스사가 아닌 애플코리아에 문제 해결을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아이폰 유통 관계자는 소비자 마찰 발생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배터리 불량의 개선 여부는 확인해 주지 않은 채 일단 판매에 들어가는 것도 불안한데 사후 조치 기준도 전혀 하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충성 고객이 많다. 통상 예약 판매를 시작하면 곧바로 매진된다. 그러나 이번엔 아이폰7과 비교, 예약 판매율은 저조하다.

유통점 관계자는 소비자가 아이폰8 시리즈를 개봉했을 때 제품이 부풀어 있어도 무조건 기기를 구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서 애플코리아 측이 알린 유일한 방침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소비자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증명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사후관리(AS) 및 반품 관련 일반 상식과는 너무 큰 괴리감이 있다.

유통점이 직접 애플코리아 대표에게 항의 공문을 전달한 것은 이대로 방치하면 시장에서 소비자 불신은 물론 마찰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공문 내용도 단순히 정보를 알려 달라는 수준이다. 애플코리아 측은 유통점 대응책 마련 계획에 대해 “공식화할 수 있는 얘기는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통 사업자들도 애플코리아로부터 내려온 방침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 제조사 측인 애플코리아가 스웰링 현상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니 이통사 입장에서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유통 혼란을 막는 것은 애플의 몫이다. 유통협회는 애플코리아의 무대응이 계속되면 정부에 문제를 공식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죽 답답하면 유통업계가 정부까지 운운할까. 애플코리아의 무대응은 자칫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회사 측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