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마트도시, 기술보다 '혁신 위한 보완 자산'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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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마트도시, 기술보다 '혁신 위한 보완 자산'이 관건

최근 우리 경제의 저성장 원인은 '빠른 추격자 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 선진 기술 모방이 어렵고 새로운 과학기술이나 가치를 창조하는 개념 설계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만약 지금 우리나라에서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단계)를 개발해서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자동차 검사소 승인도 문제이지만 운전자 규정 법규, 관련 기반 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아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신사업에서 새로운 법, 제도, 도로·교통·통신 기반 시설을 '혁신의 보완 자산'이라 한다. 기업이 '시장 선도자'가 되려면 사회 법·제도, 기술, 인프라 등 보완 자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 관련 산업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 예로 1865년 영국에서 제정한 통칭 '적기조례'(원 법 이름은 '공도 상의 기관차량 법')다.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때 영국의회는 당시 대중교통 수단이던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가 기준 속도를 넘으면 기수가 적기(red flag)를 들게 해 속도를 제한, 마차 운행을 보호했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을 위한 보완 자산이 마련되지 않아 자동차 산업은 영국보다 미국과 다른 유럽 시장에서 성공했다. 기업은 보완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선도자 전략'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해외보다 한국에서 성장세가 느린 구글에 관해 17가지로 분석한 결과 개인 정보 보호, 영리 의료법인 규제, 항공 규제, 지주회사 규제, 금산 분리 규제와 관련된 보완 자산이 뒷받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특징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 산업에서 파괴적 혁신 기술을 보유한 일부 기업에서 나타나는 한계비용 제로화와 수확체감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하면 몇몇 시장 선도자가 새로 만들어진 시장과 수익을 다 가져가는 현상을 말한다. 구글, 에어비엔비 우버,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의 시장 장악력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 선도자 전략'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너무 빠르면 보완 자산이 준비되지 않아 상품을 출시해도 망하고, 너무 늦으면 선도 기업에 기회를 뺏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새로운 융합 서비스나 상품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기업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보완 자산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권위주의 정치 시대를 겪은 우리나라는 지나친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비식별 데이터도 마음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는 물론 드론 사업도 이미 중국보다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 중국의 발 빠른 보완 자산 구축은 자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만약 시장 선도자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비즈니스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기업이 빠른 추격자가 되어 상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신속하게 보완 자산을 만들어 줘야 한다. 최근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가 전자를 위한 조치라면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가 일반도로에서 자율 주행을 허가한 것은 후자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는 이미 우리 생활에 다가와 있다. 기업은 도시와 시민 불편, 비효율을 관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도시는 중앙정부와 함께 사회, 법·제도, 기술 인프라 측면에서 새로운 보완 자산을 신속히 만들어 빠르고 쉽게 상품화시켜야 한다. 이제 도시는 4차 산업혁명, 특히 스마트시티 국제 경쟁력을 적극 가져야 한다. 도시 수출과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지방정부는 지금보다 더 많이 분발해야 한다.

이한규 수원시 제1부시장 hklee1@g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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