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계 허리 대체한 중국, '매출 늘고 수명 길어져'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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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이 국내 모바일 매출 상위권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3일 기준 '소녀전선' '열혈강호' '붕괴3rd' '음양사' 등이 국내 매출 톱10에 랭크됐다. 매출 11위, 12위는 '반지' '대항해의 길'이다. 모두 중국 또는 중국계 게임사가 만들었다.

상위권에 오른 중국게임은 장르도 다양하다. 소녀전선, 붕괴3rd는 일명 '미소녀 게임'이다. 열혈강호와 음양사는 각각 한국과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반지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대항해의 길은 일본 코에이 PC게임 대항해시대가 모티브다. 마니아 게임부터 주류 장르까지 가리지 않고 상위 차트를 점령했다.

중국 모바일게임 한국 시장 진입은 최근 2년간 크게 늘었다. 모바일 애드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중국 모바일게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했다.

그동안 중국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상위권보다는 중위권 시장을 노렸다. 콘텐츠 완성도와 문화적 차이를 감안한 전략이다. 최근 이 같은 경향이 급격히 바뀌는 추세다.

상위권 진입은 물론 흥행 유지기간도 길어졌다. 반지는 4월에 출시해 6개월 넘게 중상위권과 상위권을 오갔다. 8월 시장에 나온 음양사 역시 카카오게임즈 배급을 뒤에 업고 롱런 중이다.

소녀전선, 붕괴3rd는 대만계 퍼블리셔 엑스디글로벌이 직접 한국에 서비스한다. 한국 시장 경험이 없는 중형 게임사가 연타석 홈런을 날린 것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미소녀게임 분야에서 중국 게임업계 콘텐츠 개발력이 이미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엑스디글로벌은 연말까지 미소녀와 함대전투를 합친 모바일게임 '벽람항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 시장에서 애플 앱스토어 톱10에 드는 등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중국게임 강세는 한국 중견게임사 붕괴와 무관하지 않다. 중견게임사들은 한국시장이 대형기업 위주로 재편되며 소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이 틈을 중국 게임사가 메운 것이다. 중국게임사는 한 개 콘텐츠로 한·중·일 3국을 동시에 공략한다.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한국 게임사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웹젠, 위메이드는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신작 출시를 멈췄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컴투스, 게임빌,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도 최근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네시삼십삼분은 최근 퍼블리싱 사업을 축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매출이 상위 20개 업체 매출 총합의 60% 수준을 차지한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넥슨,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2조원, 엔씨소프트는 1조원 이상 매출이 예상된다. 그 외 게임사는 게임사업에서 크게 성장하지 못할 전망이다.

<표>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톱12(11월 3일 기준) 자료: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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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