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거안사위(居安思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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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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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처는 요즘 분위기가 좋다. 막혀 있던 경제가 풀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수출은 호황을 이어 가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소비가 반등했다. 때마침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도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다. '깜짝' 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오며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은 2년 연속 2%대에 머무르면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컸다. 그런 만큼 '3년 만의 3%대'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사실 지난 7월 정부가 3% 전망을 제시했을 때 시현 가능성을 높게 본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전망이 아닌 목표'라는 비판이 많았다. 2%대 후반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4개월 만에 보란 듯 '드라마틱한 반전'을 일궈 냈다.

그러나 이대로 충분한 것일까. 3%에 환호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암울하다. 미래도 불확실하다. 수출 호황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제한됐다. 10월 청년 체감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였다.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서민들은 '이자 폭탄'을 걱정하고 있다. 북한 등 대외 리스크는 여전하다. 내년에 건설 투자가 하락하고 수출·소비 증가가 둔화해 다시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21일은 우리나라가 외환 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날의 안타까움만이 아니다. 1996년, 불과 1년 후를 내다보지 못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환호하며 축포를 터뜨리던 모습을 떠올려야 한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다. 3%대 성장률 달성이 가시화 된 이때 정부가 곱씹어 볼 말이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