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업그레이드 필요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자수첩]업그레이드 필요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정부가 주도한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가상현실(VR) 스토어 등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했다.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9월 28일~10월 31일) 주요 참여 업체들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41개 업체보다 30.8% 늘어난 446개 업체가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흡한 성적표다. 2015년 평균 매출은 20.7%, 2016년은 12.5% 각각 증가했다.

행사에 참여한 주요 업체(100개사) 매출은 10조806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중국의 광군제 하루 거래액 1207억위안(약 20조3283억원)과 비교하면 주목할 성과가 아니다.

정부는 '소비자 감시단' 조사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행사 만족도와 실제 할인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기자가 만나본 대다수 소비자의 체감도와는 다르다. 주요 유통업체는 최대 80% 할인을 진행했다. 이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시즌과 비교할 때 절대 낮은 가격이 아니다. 품목도 의류나 식료품 등으로 국한됐다. 오히려 정기 세일 행사와의 차별점도 찾기 어려웠다. 이월 상품 재고떨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내 소비자들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보다 광군제(11월 11일)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금요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오히려 광군제와 미국 플랙프라이데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끝남과 동시에 다양한 할인 행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국내 최대 할인 행사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부 역시 “할인품목·할인율의 한계, 연휴 및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행사 효과 반감, 낮은 행사 인지도와 홍보 효과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자평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정부 주도 행사에 그치지 말고 기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내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장 큰 목표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광군제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기대감이 큰 행사로 만드는 것이다.

행사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소비자와 유통업체 요구에 맞춰 행사 시점과 기간을 잡아야 한다.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사 참여도 독려, '가격 매력도' 역시 눈길을 휘어잡을 수 있도록 높여야 한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