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네이버-구글 논쟁, 인터넷 적폐 철폐 기회로

네이버와 구글 간 벌어진 언쟁은 한국 인터넷 산업의 한 단면이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다. 그래서 지구상 어디서든, 누구를 상대로든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다.

산업이나 시장에서 말하는 '차별'은 주로 자국 기업에 유리하고 외국 기업엔 불리하게 작용하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환경을 뜻한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공식으로는 모두 사라졌다.

인터넷 사업은 애초 태생부터 차별이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외국 기업이라 하여 특정 국가에서 불이익을 받지도 않고, 자국 기업이라 하여 배타성 특혜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구글은 지금처럼 전 세계 1위 검색 엔진에 오를 수 있었고, 유튜브를 압도하는 1위 동영상 서비스로 만들 수 있었다. 한국에서 검색 순위가 네이버에 턱없이 밀린다고 해서 앞의 세계 검색 엔진 1위와 동영상 서비스 1위 자리가 흔들리는 일은 결코 없다.

사업과 서비스에 차별이 없다고 해서 정부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사업자의 수익으로부터 세금을 걷고, 사업권을 보장해 준다. 그리고 자국의 소비자 권리를 옹호하는 정책을 편다. 한국 인터넷 산업에 '역차별'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구글을 포함한 해외 인터넷 기업에는 '관대함'을 보였지만 네이버 등 국내 인터넷 기업에는 극도의 '엄정함'을 발휘했다.

네이버와 구글 간 언쟁이 가열되면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번이 이 문제 해결의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명쾌한 징수 원칙에서부터 네이버가 먼저 밝혔듯이 망 이용료 현황 등을 꺼내 놓고 합당한지를 따져 보면 된다. 애플리케이션(앱) 판매와 인앱 결제 시 걷어 가는 30% 수수료가 얼마나 되고, 과연 개발사에 합당한 이익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면 된다.

이번이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을 제대로 돌려놓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사설]네이버-구글 논쟁, 인터넷 적폐 철폐 기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