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39>소프트웨어 렌털과 클라우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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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의 사이버 펀치]&lt;39&gt;소프트웨어 렌털과 클라우드 전쟁

“집 한 채도 없이 어떻게 사나?” 할머니 탄식이 낯선 듯 미국 생활에 익숙한 손자가 한마디 한다.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닌 집 소유가 무슨 의미 있나요?” 조손의 대화는 소유가 미덕인 우리나라와 공유의 보편성이 인정되는 미국의 차이를 단편으로 보여 준다. 이제 우리나라도 자동차, 펜션 등 자연스러워진 렌털 행위가 소프트웨어(SW)로 확장될 때다.

2004년에 정부는 '빌려 쓰는 SW'(ASP) 정책 정착을 시도했다. 100만 소상공인을 목표로 SW를 빌려 쓰는 기업에 약 200억원을 지원했다. 한국IT렌탈산업협회 주도로 SW는 물론 컴퓨터, 네트워크 인프라, 콘텐츠까지도 빌려 쓰는 미래를 견인하려는 시도였다. 아쉽게도 ASP 사업은 여러 이유로 지속되지 못하고 'SW 빌려 쓰기' 열풍은 급격히 시들해졌다. 서비스형SW(SaaS)가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으로 진화하려는 흐름의 맥이 끊긴 것이다. 2010년 중소기업청이 전사자원관리(ERP) 중심의 ASP 사업을 재개했지만 총 6억원으로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을 선도하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보면서 중단된 'SW 렌털'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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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차라리 지금이 SW 렌털 열풍을 재현할 적기로 보인다. 2004년에 비해 소비자 요구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SW 렌털은 직접 소유에 비해 장점이 많다. 급격히 확산되는 클라우드도 SW 렌털 인프라를 뒷받침하고 있다. SW 진흥과 클라우드 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때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왜소하다 해도 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등 후발 주자에서 1등 국가가 된 기억을 살리면 가능한 일이다.

SW 렌털은 적은 투자 금액, 고가 SW 구입 불필요, 유지보수비 논쟁 종결, 불법 SW 문제 해결 등의 매력이 있어 SW 비즈니스의 종착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SW 성격상 1등 독식의 치열한 생태계가 우려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 소재 글로벌 기업 아마존, MS, 구글, IBM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전력하는 이유다.

하드웨어(HW), 정보기술(IT) 인프라, SW는 물론 서비스까지도 빌려 주는 환경의 주인공은 클라우드다. 한국전력공사가 각 가정과 기업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처럼 클라우드의 역할은 SW를 공급한다. 한전과 달리 콘텐츠 등을 맡아 주는 일도 하는 클라우드는 컴퓨팅 환경 일체를 빌려 주고, 데이터를 맡아 주는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없이 정보화가 어려운 환경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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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SW 산업 육성 정책에도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에서 클라우드는 1%, SW는 여전히 2%대에 각각 머물고 있다. 정부의 미적지근한 정책과 소비자 참여 부족 때문이다. 사업자의 어중간한 투자도 이유가 된다. 그러나 SW 렌털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는 미래 국가 경쟁력 순위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남 좋은 일만 시키는 마음씨 좋은 가난뱅이'가 되지 않기 위한 필수 요소다. 정부의 대폭 투자, 범국민 참여, 기업의 전력투구라는 삼박자 수레를 타고 미래의 클라우드 반열에 우리나라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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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