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캐드(CAD)가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인텔리코리아(대표 박승훈)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캐디안(CADian)을 일본에 첫 수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인텔리코리아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올 하반기에만 일본 전시회 3곳에 캐디안을 출품했다. 20일부터 도쿄에서 열리는 플랜트 전시회 'Inchem'까지 더하면 총 4개다. 단기간에 집중 공략해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최신 버전 제품을 일본어판으로 재개발했다.
초도 물량은 3만달러지만 5년 내 일본 보급형 캐드 시장의 8%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일본 캐드 시장은 우리나라에 비해 6배 가량 크지만 대부분 오토캐드를 비롯한 외산 솔루션이 지배하고 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진입이 어렵기로 소문난 일본 CAD 시장 문을 처음 두드렸는데 성과를 냈다”면서 “개별 제품 판매보다는 유통망을 갖춘 협력사를 발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캐디안 수출이 처음은 아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성능 개선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오토캐드 대안으로 손꼽힌다. 출시 4년 만인 2002년 말레이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03년 인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연구소까지 차렸다. 최근에는 유럽과 남미, 호주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가까운 중국과 일본은 현지화 문제로 수출이 어려웠다.
캐디안은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가 1998년 출시했다. 캐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오토캐드(AutoCAD) 대항마로 개발했다. 국산 2D·3D 저작도구 자존심으로도 불린다. 오토캐드 사용자를 흡수하려고 파일 호환은 기본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명령어도 유사하게 설계했다. 캐디안과 오토캐드가 양방향 호환된다. 오토캐드 사용자라면 따로 캐디안을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인텔리코리아는 올초 새 버전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속도도 한층 끌어올렸다. 대신 가격은 오토캐드의 4분의 1 수준이다.
업데이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인텔리코리아는 첫 출시 이후 2년마다 새 버전을 내놨다.
박 대표는 “CAD 프로그램은 결국 신제품 개발에 사용되는 도구로 사용 자체가 어려우면 그만큼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서 “캐디안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최대 생산성을 낼 수 있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