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값 고공비행… SK실트론 매출 1조클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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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급등했다.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한다. LG그룹에서 SK그룹으로 넘어간 국내 유일 웨이퍼 생산업체 SK실트론(구 LG실트론)도 이 같은 공급 부족 사태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원 클럽 재가입이 기대되는 등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일본 실리콘웨이퍼 전문 업체 섬코는 최근 이번 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며 300㎜ 웨이퍼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섬코는 신에쓰화학과 함께 세계 실리콘웨이퍼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 업체다.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 장기 수급 계약을 맺고 연간, 반기, 분기 단위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실리콘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섬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시모토 마사유키 섬코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도 20% 가격 인상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2019년에도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 300㎜ 반도체 생산용 실리콘웨이퍼 수요는 월 560만장이다. 메모리 업계는 잇달아 증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섬코는 2020년에 이 수요가 약 100만장 늘어난 660만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실리콘웨이퍼 업계는 증설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공급을 늘리면 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실리콘웨이퍼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부터 지난해까지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LG가 SK실트론을 SK그룹에 넘긴 이유이기도 하다.

섬코의 경우 2019년 반도체용 300㎜ 실리콘웨이퍼의 월 생산량을 지금보다 약 11만장 증대시킬 예정이다. 독일 실트로닉스는 7만여장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에쓰 역시 증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늘어난 수요를 완전히 흡수할 정도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메모리 제품인 PC D램의 경우 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6월과 비교해 지난 10월 고정 거래가가 170%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에 웨이퍼 업계의 가격 인상 요구를 못 들어 줄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웨이퍼 업체의 미적지근한 증산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전문 업체 SK실트론도 150㎜ 웨이퍼 사업에서 철수하고 300㎜ 증설에 나섰다. 시장에선 웨이퍼 가격 상승으로 올해 SK실트론의 매출액이 1조원을 다시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미 지난 1분기와 반기 목표 실적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은 2010~2012년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웨이퍼 업계의 공급 물량 확대로 이후로는 연 매출이 7000억~8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SK는 올해 초 LG그룹으로부터 SK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또 SK실트론 지분 19.6%를 보유한 KTB 프라이빗에쿼티(PE)의 보유 지분도 인수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사실상 확보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