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보안 16만원에 뚫렸다··· “페이스ID 잠금 해제 예상보다 간단”

애플은 아이폰X 발표 당시 페이스ID 보안이 뚫릴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자신했다. / 이미지=비카브
애플은 아이폰X 발표 당시 페이스ID 보안이 뚫릴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자신했다. / 이미지=비카브

애플이 아이폰X(텐) 핵심 기능으로 발표한 페이스ID의 잠금 장치가 150달러(약 16만원)짜리 얼굴 복제 마스크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24일 아이폰X 국내 출시를 앞두고 해외에서 품질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소비자와 유통점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베트남 보안 전문업체 비카브(Bkav)는 이용자 얼굴 복제 마스크를 통해 아이폰X의 페이스ID 잠금 해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카브는 3차원(3D) 프린팅으로 페이스ID에 등록한 이용자 얼굴 복제 마스크를 제작, 잠금을 해제했다. 비카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 과정을 공개했다. 복제 마스크 제작에 소요된 비용은 최대 150달러였다. 아이폰X을 구입하고 얼굴 복제 마스크 제작, 잠금을 해제하기까지 사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3D 프린팅 이외에 소니 엑스페리아XZ1 등 3D 크리에이터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도 얼굴 복제 마스크 제작이 가능하다.

애플은 9월 아이폰X을 공개하며 “페이스ID 잠금이 다른 사용자에 의해 해제될 확률은 100만분의 1”이라면서 “이에 비해 터치ID(지문 인식)는 5만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페이스ID 잠금 장치가 외부 요인으로 인해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비카브 관계자는 “페이스ID 잠금 해제는 예상보다 너무 간단했다”면서 “애플이 터치ID 대신 페이스ID를 적용하기 이전에 정밀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아이폰X이 당초 2018년형 모델이지만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성급히 출시했다는 보도가 설득력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비카브는 아이폰X 페이스ID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터치ID가 페이스ID보다 보안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보안 전문업체 비카브가 아이폰X 페이스ID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별도 제작한 마스크. / 이미지=비카브
베트남 보안 전문업체 비카브가 아이폰X 페이스ID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별도 제작한 마스크. / 이미지=비카브

'페이스ID 게이트'뿐만 아니라 애플이 3일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등 1차 출시 국가에 아이폰X 판매를 개시한 이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화면이 멈추는 '콜드게이트' △화면 가장자리에 녹색 줄이 나타나는 '그린라인 게이트' △볼륨을 최대로 높이면 알 수 없는 잡음이 발생하는 '볼륨게이트' 등 세계 곳곳에서 품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X 국내 출시에 앞서 품질 논란에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배터리 논란을 겪은 아이폰8은 별다른 대책 없이 출시됐다.

역대 최고가에도 거듭되는 품질 논란에 출시일 확정 직후 높아진 기대감이 하락세로 반전하는 모습이다. 또 초기 공급 물량 부족 전망도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X 소비자와 유통점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소비자는 구입한 아이폰X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유통점은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인한 타격을 각각 우려했다.

유통점 관계자는 “아이폰X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가 앞 다퉈 예약 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말 아이폰X 예약 가입 신청은 저조했다”면서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고, 품질 이슈까지 더해져 판매가 부진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아이폰X 예약을 2건 접수했지만 해외에서 녹색 줄 문제가 발생하자 1건이 곧바로 취소됐다”면서 “품질 이슈 때문에 구입을 주저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질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코리아는 아이폰X 페이스ID 보안이 허술하다는 비카브 발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