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R&D에 69조 투자…대기업 20곳 투자액이 민간분야 절반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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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상위 20개사가 국내 전체 기업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투자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국가 연구개발(R&D)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연구개발활동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개발비, 연구개발 인력 등 국내에서 수행된 공공·민간 분야의 모든 연구개발 활동을 망라한 통계조사다. 조사는 공공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 5만7581개 기관 대상으로 수행됐다.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 GDP 대비 비중 추이(자료 : 과기정통부)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 GDP 대비 비중 추이(자료 : 과기정통부)

지난해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5.2% 증가한 69조405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24%였다. 총액으로 세계 5위, GDP 대비 비중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전년과 동일했다.

연구개발비 국제비교(자료 : 과기정통부)
연구개발비 국제비교(자료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이 총 연구개발비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총 23조90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015년 21조3000억원보다 12.2% 늘어난 규모다.

연구개발비의 77.7%인 53조9525억원을 기업이 투자했다. 공공연구기관은 9조1132억원(13.1%), 대학은 6조3399억원(9.1%)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우리나라 기업체의 연구개발비 사용 비중은 일본(78.5%) 다음으로 높았다.

연구 단계는 '개발'에 집중됐다. 지난해 개발 단계 연구개발비로 42조6974억원(61.5%)이 쓰였다. '기초' 단계에는 11조867억원(16.0%), '응용' 단계에는 15조6214억원(22.5%)이 투자됐다. 우리나라의 기초연구 비중은 일본,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보다 낮았다.

기업유형별 연구개발비 추이(자료 : 과기정통부)
기업유형별 연구개발비 추이(자료 : 과기정통부)

기업의 R&D 투자 현황을 보면, 매출 상위 20개 기업이 전체 연구개발비의 51.6%를 썼다. 상위 20개 기업 집중도는 2011년 43.3%, 2013년 48.2%, 지난해 51.6%로 높아졌다. 상위 5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7.7%였다.

기업 규모 별로는 대기업이 40조7787억원, 중소기업이 6조8717억원, 벤처기업이 6조3021억원 연구개발비를 썼다. 상승 폭은 벤처기업 8.1%, 중소기업 7.8%, 대기업 4.7% 순으로 가팔랐다.

연구인력을 살펴보면 전체 연구원의 26.7%가 매출 상위 20개 기업에 소속됐다. 이는 2011년 29.4%, 2013년 29.1%보다 감소한 수치다. 박사급연구원의 상위 20개 기업 집중도는 40.3%다. 2011년 39.8%보다 높고, 2013년 43.9%보다 낮다.

우리나라의 총 연구원 수는 전년 대비 7507명(1.7%) 증가한 46만769명으로 집계됐다. 상근상당연구원(Full Time Equivalent)이 36만1292명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비는 1억9210만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는 못 미쳤다.

여성 연구원 비중도 지속 상승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았다. 우리나라 여성 연구원은 9만615명으로, 전체 19.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규모다. 러시아는 40.3%, 영국은 37.4%, 독일은 28.0%, 프랑스는 26.7% 연구원이 여성이다.

R&D 재원도 민간에 집중됐다. 정부·공공에서 16조4100억원(23.6%), 민간에서 52조3459억원(75.4%), 해외에서 6496억원(0.9%) 연구개발비가 조달됐다. 정부·공공 재원 비중이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통계 보고서를 발간한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국가통계포털(KOSIS)에 보고서와 원 자료를 공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보내 국가 간 비교 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