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인사]삼성전자, 성과주의 확인…계열사 인사 연이어

[삼성 임원 인사]삼성전자, 성과주의 확인…계열사 인사 연이어

올해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세운 삼성전자는 임원인사에서 실적에 어울리는 보상을 보여줬다. 전체 승진자 수 221명으로 4년 만에 200명대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실적을 거둔 반도체 부문에서 99명이라는 대규모 승진자를 냈다. 삼성식 '성과주의'를 정확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젊은 사장단에 이어 부사장 이하 임원들까지 세대교체를 이어간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계열사들도 임원인사를 연이어 실시할 전망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반도체 '승진 잔치'

올해 임원인사에서 4년 만에 200명대 승진자를 기록한 것은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승진자가 99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장단 인사에서 4명이나 신임 사장이 나오면서 '승진 잔치'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DS부문 승진자 수는 2015년 58명, 2016년 57명, 올해 5월 41명이었다. 예년과 비교해 2배 가까운 99명이나 승진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승진자 수 확대에 기여했다. DS부문 승진자 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 분야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승진자도 반도체 부문이 두드러진다. 전무로 승진한 외국인 4명 가운데 2명이 반도체 부문이다. 제임스 엘리엇 DS 부문 미주총괄 메모리마케팅 담당, 더못 라이언 DS 부문 구주총괄 반도체판매법인장이 주인공이다.

여성 신임 상무 7명 중에서도 3명이 DS 부문이다.

◇젊은 인재 전진배치

올해 인사 키워드 중 하나인 '세대 교체' 기조도 이어졌다.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으로 꼽히는 부사장 승진자 27명의 평균 나이는 54세로 젊어졌다. 1958년생인 이명진 부사장을 제외한 26명이 1960년대생이다.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 부사장과 안덕호 DS부문 법무지원팀장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최연소다.

발탁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도 전진배치했다. DS부문에서는 승진 연한을 채우지 못했지만, 1∼2년 앞당겨 승진한 발탁 승진자를 12명이나 배출했다. 발탁 승진자 수는 2015년 10명 이후 2016년 8명, 올해 5월 4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 다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발탁 인사를 병행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인사도 줄줄이

삼성전자 임원 인사를 신호탄으로 계열사 인사도 이어졌다. 삼성SDS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 SDI, 삼성전기, 삼성벤처투자가 이날 삼성전자에 이어 인사를 발표했다.

계열사 인사에서도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 실적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만큼 승진자 수도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와 함께 인사를 발표한 전자 계열사들 임원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늘었다.

세대교체 분위기 속에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도 공통적인 기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인사 특징으로 '혁신을 주도할 젊고 역동적인 조직'을 꼽았고, 삼성SDS는 '각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할 인재 승진'을 꼽았다.

금융과 건설 등 아직 인사를 실시하지 않은 타 계열사도 조만간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기존 경영진 상당수가 교체되고, 젊은 경영진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