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후 여진 42차례 발생...정부, 재난안전특별교부세 40억원 선지원

포항에서 5.4 규모 강진이 발생한 지 하루 지난 16일에도 3.0 이상 등 수십차례 여진이 일어났다. 정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40억원을 선지원했다.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절차도 밟는다.

이동식 지진계 설치 예정 지점. 초록색, 하늘색은 기상청(9), 초록색 핀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6), 보라색은부산대(2), 파란색과 분홍색은 기존 관측망, 서울대 및 부경대 설치지점은 추후 선정예정, 빨간색 별표는 본진. [자료:기상청]
이동식 지진계 설치 예정 지점. 초록색, 하늘색은 기상청(9), 초록색 핀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6), 보라색은부산대(2), 파란색과 분홍색은 기존 관측망, 서울대 및 부경대 설치지점은 추후 선정예정, 빨간색 별표는 본진. [자료:기상청]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2분 42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3.6 지진이 발생했다. 이를 포함해 전날 5.4 규모 본진의 여진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총 42회 발생했다. 규모 4.0~5.0 미만이 1회, 3.0~4.0 미만이 3회, 2.0~3.0 미만이 38회였다.

기상청은 애초 이동속도가 더 빠른 지진파(P파)만을 활용해 규모를 3.8로 발표한 뒤 추가 분석 후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지진의 진도를 경북은 Ⅴ등급, 강원·대구·울산은 Ⅱ등급으로 분류했다. Ⅴ등급일 경우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수면 중에도 많은 사람이 잠을 깰 수 있다.

여진이 멈추지 않은 데다 강도도 3.0대로 오르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기상청은 포항지진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학계가 공동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장조사에서는 진앙 주변 지역 기존 관측망 외에 약 40개소에 이동식 지진계를 추가로 설치해 작은 규모 지진까지 관측한다. 관측된 자료는 상호 공유해 포항지진을 일으킨 지진단층 파악에 활용한다.

정부는 후속 대치를 서둘렀다.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회의를 개최하고 지진피해 대책과 수능 연기에 따른 조치를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서 지진 피해 수습을 지휘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를 입은 포항과 인근 지역 주민에게 위로를 전했다. 또 여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공단, 철도 등 국가 기반 시설도 철저히 점검해 국민 안전에 한 치의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능 연기 결정과 관련해서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얼마나 당혹스러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수능의 공정성을 위해 불가피했다. 정부는 이후 입시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 총리는 “재난안전특별교부세는 오늘 중에 40억 원을 일단 집행하겠다. 경주보다는 훨씬 더 많은 액수”라며 “또한 포항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되도록 중앙정부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는 조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특별교부금을 선지원하고, 내진 보강사업 조기 완료를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체험중심의 재난대비 교육·훈련 강화 등 안전 위협요소를 개선할 수 있도록 모든 행·재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23일로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12월 12일에 통지한다고 밝혔다. 채점기간을 19일에서 18일로 하루 앞당겼다. 16일 일부 대학이 예정한 수시 1차 합격 발표를 포함해 대학별 논술, 면접 등 모든 대입 전형은 정확히 1주일씩 미뤄진다.

시험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은 23일부터 27일까지 받고 정답을 4일 확정한 후 12월 12일까지 학생들에게 성적통지를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5일 밤 10시 기준 포항 강진에 의해 경북·대구 지역 학교 및 소속기관 총 60개 시설물에서 벽체균열·타일탈락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포항 지역 학교는 41개다.

교육부는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해 대체 시험장을 마련한다. 시험장 변경 여부는 18일까지 결정한다. 수험생은 21일까지 시험장과 이동방법을 안내받는다. 다른 지역 시험장은 그대로 유지된다. 출제문항 보안을 위해 수능 출제위원 및 인쇄요원의 합숙기간을 일주일 연장한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남은 1주일 간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수능 시험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문보경, 성현희, 신혜권 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