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전파,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자원

[특별기고]전파,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자원

1912년 4월, 당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수많은 승객이 희생됐지만 대서양 한가운데에서도 700여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전파를 이용한 구조 요청이 큰 몫을 했다.

당시 전파기술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 사람에게 생소했지만 이 사건으로 전파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며 산업이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생활 속에서 전파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렵지만, 전파의 역사가 백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선전신으로 시작한 전파기술은 1920년대 라디오와 TV의 등장, 1980년대 이동통신 확산 등 굵직한 계기로 크게 도약해 지금과 같이 언제 어디서나 우리 생활과 함께하는 중요한 기술로 발전했다.

그동안 정부는 이러한 전파 수요에 대비해 주파수를 적기에 공급하고 기술 선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무선 인프라가 구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지금 전파기술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다가왔다. 방송 분야에서 초고화질(UHD) 시대가 열렸고, 통신 분야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눈앞에 다가왔으며, 사물인터넷(IoT) 발전으로 모든 만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현실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무선기술 전반의 혁신으로 전파기술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양상과 전혀 다른 혁신도 예고하고 있다. 전파기술은 정보를 전송하는 방송통신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제는 무선 에너지전송, 의료용 주파수 치료기기, 자율차 충돌방지레이더, 스마트센싱과 같이 에너지·바이오·교통·국방·우주 등 산업과 과학기술 분야 전반에서 전파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융합 신기술이 쏟아지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차세대 전파산업 혁신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파수 수요에 대비해 정책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개발 투자와 규제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 최초 지상파 UHD 개국과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 전국망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글로벌 리더로서 기술력을 자랑한 바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의 세계적인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전파 융합 신기술 투자부터 사업화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또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해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혁신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5G와 신산업·생활분야 혁신을 위해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주파수를 공급하는 한편, 평창 ICT 올림픽을 통해 UHD·5G·IoT 등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사회안전을 위해 전파교란·전자기파(EMP) 공격 등 전파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다.

느끼지는 못하지만 숨을 쉬며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산소와 같이 전파는 보이지 않지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필수자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오늘부터 2주간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이 시작된다. 우리 국민이 전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