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장정맥 인증 시대 열린다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가 장정맥 인증 도입을 본격화한다.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 설치된 장정맥 스마트AT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가 장정맥 인증 도입을 본격화한다.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 설치된 장정맥 스마트AT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내년 은행권을 중심으로 '장정맥 인증' 시대가 열린다.

국민은행·신한은행 등 기존 은행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까지 내년 장정맥 인증 도입을 본격화한다. 올해 시범 사업에 이어 내년 자동현금입출금기(ATM), 결제 수단 등에 장정맥 인증 수단을 도입한다.

장정맥은 기존의 홍채 인식, 지문과 달리 복제 등 해킹으로부터 다소 자유롭다. 비접촉식 인증으로 사용자 수용성도 높다. 앞으로 은행권 중심으로 확대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까지 전국에 장정맥 스마트 ATM 3300여대를 순차 설치한다. 올해 51곳 시범 운영으로 실용화 가능성 테스트를 완료했다. 내년 국민은행 디지털 창구 확대와 더불어 스마트 ATM도 함께 늘릴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셀프뱅킹창구 '유어스마트라운지' 20여곳에서 장정맥 인증이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내년에는 일반 자동화기기 생체 인증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내년에 보안 강화를 위해 장정맥 인증 ATM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기존 은행권 전체로 장정맥 인증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장정맥 인증 시대 열린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기존 은행권보다 장정맥 ATM 확대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까지 전국 GS편의점 ATM기 9600여대 가운데 약 5000대를 장정맥 인증이 가능한 스마트 ATM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올해 1200여대 설치한다. 내년에는 2000대에서 많게는 3000대까지 장정맥 인증 가능 스마트 ATM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국 GS편의점이 약 1만1000개로, CD/ATM 설치 매장은 9600곳에 이른다”면서 “2020년까지 장정맥 인증, 체크카드 현장 발급 등이 가능한 스마트 ATM기 5000대로 대체해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처음 핸드페이 결제 수단을 선보인 롯데카드는 올해 계열사 등 21곳에 설치돼 있는 핸드페이 결제 수단을 다음 달 롯데리아, 롯데시네마 등 100여 곳으로 늘린다. 내년에는 워터파크 등 대형 놀이시설에도 핸드페이를 도입, 총 1000곳으로 장정맥 인증 수단 확대 계획을 세웠다.

내년 장정맥 인증 시대 열린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장정맥 인증 수단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보안과 편의성 때문이다. 정맥 활용 인증 기술은 홍채·얼굴 인식보다 보안이 우수하다. 지문 같이 복제가 어렵다. 정맥 패턴은 평생 변하지 않아 한 번 등록하면 재등록 없이 사용한다. 인간 정맥이 고유 특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실제 쌍둥이나 클론(Clone) 판별부터 체모나 인종,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높은 인증 정확도를 보장한다. 정맥이 풍부한 손바닥을 활용한 장정맥은 인식률이 높다. 비접촉 정맥 센서 촬영으로, 인식률이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장정맥은 센서 위에 손을 일정 거리에만 갖다 대면 되기 때문에 청결할 뿐만 아니라 인증 면적도 넓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인식률도 다양한 생체 인증 수단 가운데 가장 높아 보안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높은 보안을 보장하는 정맥 기술이 향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보안시설 출입 등 사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기혁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생체 인증 수단은 지문, 홍채, 얼굴 인식 등 다양하지만 가짜를 만들 수 있다는 맹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맥 기술은 인간 고유의 정맥 특성을 이용해 가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주요 인증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