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율주행' 기술 확보 잰걸음, 사업 영역 넓힌다

LG전자가 11월 공개한 '자율주행차량' 특허 도면 일부. 조향 바퀴 상태와 운전대(스티어링 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가 11월 공개한 '자율주행차량' 특허 도면 일부. 조향 바퀴 상태와 운전대(스티어링 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가 '자율주행차' 요소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최근 2년간 관련 특허를 대거 출원하면서 사업화 토대를 마련, LG전자 전장부품(VC) 사업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자율주행에 국한하지 않고 차량용 디스플레이·운전자 보조장치·진단 장치 등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자동차 사업 확대에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율주행 차량 관련 기술 특허를 연이어 출원했다. 2015년부터 출원한 특허는 148개에 달한다.

이달 초 공개한 '자율주행차량' 특허는 자율주행과 수동주행을 오갈 때 운전대(스티어링 힐)와 조향 바퀴를 연동하거나 연동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자율 주행 시 바퀴에 따라 운전대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LG전자는 이 방식이 운전자에게 위화감과 불편함을 준다고 판단, 자율 주행 시 바퀴 방향이 바뀌어도 운전대가 회전하지 않는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LG전자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쥐는 여부에 따라 자율 혹은 수동 주행 상태로 전환한다”면서 “손쉽게 (주행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고 효과를 기대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도면 일부.
LG전자가 공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도면 일부.

이 외에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운전자 보조장치, 차량용 진단 장치, 사용자환경(UI) 등 자율 주행을 돕는 다양한 부가 기술도 특허로 확보했다. 7월 공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장치 및 그 제어방법' 특허는 차량 디스플레이에 접근하는 물체를 센서로 인지, 위치와 움직임 정보를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기술이 골자다.

이러한 LG전자 '특허 행보'는 VC 사업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13년 이후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우위를 지키면서 미래 먹거리도 발굴해야한다. 특허는 선제적인 기술 확보로 VC 사업 영역을 넓히는 포석인 셈이다.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등 핵심 특허 확보로 미리 기술 권리를 가져가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이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미래 경쟁력을 위해 독자 기술을 확보해야한다”면서 “제품 다변화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기반을 닦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퀄컴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진용 LG전자 스마트사업부장 부사장, 안승권 CTO부문 사장, 나쿨 두갈 퀄컴 자동차사업총괄 부사장.
LG전자와 퀄컴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진용 LG전자 스마트사업부장 부사장, 안승권 CTO부문 사장, 나쿨 두갈 퀄컴 자동차사업총괄 부사장.

LG전자 VC 사업 영역 확대는 최근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부각된다. 2015년 LG전자 세계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 4.9% 수준이었다. 올 3분기 8.1%까지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나 소프트웨어(SW), 구동용 모터 기술까지 더해지면 사업 스펙트럼은 보다 넓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퀄컴과 연구개발 업무 협력을 맺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려는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