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운영, 다시 포스텍 품으로?…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포스텍이 포항 방사광가속기 위탁 운영기관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방사광가속기는 20년 가량 포스텍이 운영하다 최근 국고로 편입됐다. 포스텍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가속기 운영을 계속 맡는다.

경북 포항에 구축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경북 포항에 구축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20일 과학기술계와 관가에 따르면 포스텍은 최근 '방사광가속기공동이용연구지원 연구개발사업 운영주관기관 모집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1순위)로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시설 관리, 인력 고용승계 등 세부 내용을 협상한다.

공모에는 포스텍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참여했다. 우선협상이 결렬돼 차순위로 넘어가지 않는 한 포스텍이 주관기관이 된다. 과기정통부는 주관기관을 연내 선정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주관기관이 가속기를 위탁받아 운영한다.

포항 방사광가속기(3·4세대)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오는 빛(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 구조, 현상을 관찰하는 장비다. 4세대 가속기는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만 보유한 선진 장비다. 시설 건립에 국비 수천억원이 투입됐지만 그 동안 사립대인 포스텍이 소유해 논란을 빚었다.

정부는 올해 방사광가속기를 기부 채납 방식으로 국유화, 위탁 운영 공모를 실시했다. 이 공모에서도 포스텍이 우선권을 획득하면서 가속기의 '소유권'만 변경될 공산이 커졌다. 가속기 소유는 국가로 바뀌었지만 최장 5년 간 운영권은 포스텍이 갖는다.

포스텍은 공모에서 오랜 경험과 인력 운용 개선책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포스텍 산하 포항가속기연구소는 비정규직과 임시직 비율이 높았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개선한다. 관련 인력은 원칙상 정규 채용 비중을 높인다.

포스텍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1994년부터,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2015년부터 운영했다. 이 분야에서만 20년 넘는 경험을 축적했다. 정부도 포스텍의 오랜 노하우에 개선 의지까지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텍이 운영권을 가져가더라도 방사광가속기는 국유재산인 만큼, 권한은 기존과 다르다. 실제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포스텍 총장이 임명하던 것에서 공모직으로 바뀐다. 오는 25일까지 첫 공모가 진행된다.

정부 관계자는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이제 국유재산인 만큼 가속기연구소장도 정부가 임명한다”면서 “새 가속기연구소장은 위탁운영기관이 최종 선정되면 그 기관 소속으로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