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언, 2020년 라이다 양산…자율주행 센서 시장 공략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이 자율주행 센서 사업을 강화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이 개발한 차량용 라이다가 2020년 국내외 제조사가 출시하는 완성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라이다는 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다.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 가운데 하나다. 인피니언은 지난해 네덜란드 라이다 전문업체인 이노루스를 인수해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미러를 활용하는 독특한 라이다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주력 제품은 레이더다. 레이더는 전파를 쏜 뒤 반사된 정보를 측정해 주변 사물과 거리와 속도를 탐지하는 부품이다. 주로 차 전방에 탑재해서 차간거리나 주변 환경을 탐지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를 구현하는 데 쓰인다. 인피니언은 레이더를 마이크로파집적회로(MMIC)로 원칩화해 비용과 크기를 줄이는 기술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레이더 센서 시장에서 인피니언은 43%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인피니언이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전자부품 전시회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2016'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용 센서 퓨전 시스템 데모 (사진=인피니언)
인피니언이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전자부품 전시회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2016'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용 센서 퓨전 시스템 데모 (사진=인피니언)

인피니언이 판매하는 타임오브플라이트(ToF)도 많은 센서 업체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자율주행을 직접 구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량 내부에 쓰여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일종의 이미지센서다. 인피니언은 5년 전부터 ToF 개발에 나서 현재 독일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는 센서로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센서가 두루 쓰인다. 각 센서마다 탐지거리나 범위, 가격, 성능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각종 센서를 융합해 사용하는 형태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필요한 센서 숫자나 종류도 크게 늘어난다. 현재 양산되는 레벨2 수준은 레이더 3개, 카메라 1개, 초음파센서 조합으로 가능하지만 본격적인 자율주행 단계에 접어드는 레벨3부터는 6개 이상 레이더로 360도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 카메라 역시 전후방 2개 이상이 탑재돼야 하고 라이다 1개 이상, 초음파 센서, 내부 감시 카메라가 필요하다. 레벨4 이상이 되려면 10개 이상 레이더 센서와 8개가 넘는 카메라, 3개 이상의 라이다가 필요해진다. 업계는 내년 레벨3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레벨4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율주행 단계별 필요한 센서 종류와 개수 (자료=인피니언)
자율주행 단계별 필요한 센서 종류와 개수 (자료=인피니언)

이승수 인피니언코리아 대표이사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레벨2에서 레벨3 이상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추세인데 핵심이 되는 부품이 센서”라면서 “레벨3 이상 자율주행은 기존 단일 센서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센서를 융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10.7% 시장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센서 시장에서도 보쉬에 이어 12.5%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