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세계 최대 ESS 12월 가동...삼성SDI 수혜

테슬라가 호주 남부에 세계 최대 규모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한다.

남호주 주정부는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ESS인 테슬라 파워팩 설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테슬라 파워팩은 프랑스 신재생에너지 업체 네오앤에 운영하는 혼스데일 풍력발전소와 연결됐다. 수 일 간 시험 가동이 끝나면 계획대로 12월부터 정식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남호주는 지난해 태풍으로 송전망이 파괴되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은 후 ES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테슬라는 지난 7월 90대 1 경쟁률을 뚫고 100메가와트(㎿)/129메가와트시(㎿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 파워팩은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피크시간대 공급한다. 완전 충전 시 24시간 동안 8000가구, 1시간 동안 3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테슬라가 호주 남부에 구축하는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호주 남부에 구축하는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세계 최대 ESS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배터리 공급사로 오랜 파트너인 파나소닉이 아닌 삼성SDI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미국 네바다주에 초대형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전기차용 배터리를 파나소닉으로부터 전량 공급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나소닉이 생산 차질로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모델3'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사이에 삼성SDI가 기회를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계약 완료 후 100일 안에 가동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기한을 맞추기 위해 신속하게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한국 업체를 대안으로 찾았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각형이나 파우치형 중대형 배터리를 활용하는 다른 ESS 업체와 달리 자사 전기차와 동일하게 원통형 셀로 ESS 팩을 만든다. 테슬라는 삼성SDI로부터 원통형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미국 기가팩토리에서 ESS용으로 패키징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파워팩 (사진=테슬라)
테슬라 파워팩 (사진=테슬라)

테슬가 ESS 사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대형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나 LG화학이 테슬라 전기차용으로는 배터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ESS용으로는 추가 공급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서 “이번 호주 프로젝트는 LG화학 보다 빠르게 21700 원통형 배터리 생산 준비를 마친 삼성SDI가 먼저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100㎿ 프로젝트 구축으로 이전까지 호주에 누적 46㎿ 규모 ESS를 구축해 최대 실적을 보유하고 있던 국내 업체 코캄은 테슬라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