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IP 지원해 동남아 잡고 일자리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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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A사는 최근 2만 달러 가까운 돈을 공중에 날렸다. 상표 등록을 위해 현지 로펌을 이용했는데, 수수료가 터무니 없이 비쌌다. 실제 사업 보호에 필요 없는 상표까지 등록할 것을 종용받았다. 제대로 된 지식재산권 지원 서비스가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최근 동남아시아가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 후보지로 부상하면서 현지에서 지식재산권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글로벌 스타트업' 모델이 정착하려면 후발 산업국가에서 지식재산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 회장은 2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지식재산일자리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글로벌 스타트업'은 이제 막연한 희망이 아니지만 법률 지원은 아직 와닿지 않고, 예방적 차원의 법률 지원은 걸음마 수준”이라면서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지식재산 전문가를 해외 진출 기업과 매칭하면 한국의 전문가들도 더 넓은 법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 진출하는 중소·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주장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은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 우리 기업이 이 시장에서 기술·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식재산권 보호가 필수다.

전 회장은 “우리 기업이 사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낭패를 보는 사례, 현지 로펌을 이용하면서 부당한 비용을 지출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정부가 IP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접근성에 한계가 있고 민간 전문가를 좀 더 폭 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승우 단국대 교수는 “해외 진출하는 중소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인데, 이런 업체가 IP 기반으로 중국 같은 곳에 진출하려면 이미 상표 등록이 다 된 경우가 있다”면서 “지식 재산 전문가를 폭 넓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해외 진출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강조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내수 시장에 한정된 기업 활동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결국 실력 있는 신생,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문이다.

전 회장은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 창업은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게 MIT 분석 결과”라면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기업 창업이야 말로 국가 차원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오규환 대한변리사회 회장, 손승우 지식재산일자리포럼 공동대표,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 등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오규환 대한변리사회 회장, 손승우 지식재산일자리포럼 공동대표,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 등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