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끊을 수 없다면 전자담배가 대안"...'2017 영국 전자담배 서밋'

[기획]"끊을 수 없다면 전자담배가 대안"...'2017 영국 전자담배 서밋'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보다 유해성이 덜하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끊을 수 없다면 전자담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17일 영국 왕립학회가 위치한 더 로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5차 연례 전자담배 회담'의 핵심 내용이다. 회담은 매년 세계 각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며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다. 정부, 학자, 담배업체, 금연단체, 시민 단체 등이 연구결과와 활동 내역들을 보고하고 공유하는 자리이며 담배 업계에 주요 아젠다를 제시하는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이날 의장을 맡은 앤 맥네일 런던 킹스 대학 교수는 “영국은 전자담배에 대해 1등 시장을 가지고 있고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도 준비중”이라며 “무분별한 규제보다는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팀 백스터 영국공중보건국 관계자는 “영국 정부는 금연정책 홍보에 전자담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며 “전자담배가 흡연 대체재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의 전자담배에 대한 안 좋은 연구 결과 보도는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좋은 결과는 왜 왜곡하고 보도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달리 유해성이 덜한 것은 물론 흡연 대체제로서 인정하고 장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보도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획]"끊을 수 없다면 전자담배가 대안"...'2017 영국 전자담배 서밋'

에드워드 스티븐스 새인트앤드류 대학 교수는 “2013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유해하다는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면서도 “국제기관에서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합의점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국공중보건국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95% 덜 유해하다 판단하고 있다”며 “연구결과들이 계속해서 모인다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 금연운동단체로 알려진 ASH도 과거 일반 담배보다 확연히 덜 해롭다는 독립 연구기관들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던 입장을 최근 바꿨다.

데보라 애놋 ASH 대표는 “ASH는 금연을 시작하는 소비자들에게 전자담배샵과 연결시켜주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덜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역시 “전자담배가 유해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며 “전자담배가 유해하다는 언론보도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틴 도크렐 영국공중보건국 담배관리국장은 “영국 정부가 금연정책을 강화하자 전자담배 사용자가 29% 증가했다”며 “안전할 수 있는 전자담배의 옵션들을 소비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담배 한갑당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할 만큼 담뱃세가 높은 대표적인 나라다. 금연을 위한 가격 정책 외에도 △담배 광고 전면 금지 △담배 구매 연령 상향 조정(16세→18세) △담뱃갑 포장 규제 △지역 차원의 금연 지원 서비스 등 비가격 정책을 패키지 형태로 함께 추진해 성인과 청소년 흡연율은 각각 30%, 60% 이상 줄였다. 이에 반해 전자담배 사용자는 정부의 장려정책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 런던=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