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차 모듈 표준화, 한국이 앞서가자

전기자동차 확산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반드시 필요한 선행 요건이 표준화다. 전기차 주요 구성품의 대량 생산부터 안전한 사용까지 표준화가 돼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배터리(이차전지) △모터·인버터 △충전시스템 △플랫폼(클러스터·감속기) △공조(냉·난방) 등 5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전기차 모듈화를 위한 표준화 전문위원회'를 꾸린 것은 여러모로 시의적절하다.

모듈화는 거의 모든 제조업에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제 전기차도 대량 확산만 남은 상황에서 개별 부품이나 장치 경쟁력보다는 이를 단위별로 묶은 모듈 차원의 경쟁력 제고가 더 중요하다.

배터리는 당장 내년부터 겨울철에도 출력 등이 저하되지 않아야 제대로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충전시스템도 3개 충전 방식을 하나로 통일시키기로 했지만 시점 등 업계와 소비자의 궁금증은 여전한 상태다. 이에 전기차 표준화 전문위원회가 하루빨리 속도를 내 각 분야에 필요한 표준화 요건과 제도 시행 일정만이라도 제시한다면 산업계의 준비나 소비자 혼선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전기차용 배터리나 충전 시스템 관련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표준화하고 시행한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면 그것을 국제사회에 제안하고 표준화시킬 개연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표준화 선행 경험이 세계 시장 주도권 행사에 결정타로 작용한다는 점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국표원이 구성한 전기차 표준화전문위원회가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의 조기 안착과 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기준을 제시하는 기구로 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전기차 산업 표준화 1등국 지위도 이런 노력에 따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설]전기차 모듈 표준화, 한국이 앞서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