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8000억원 투자…유럽 시장 교두보

SK이노베이션이 8402억원을 투입해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이곳을 유럽 전기자동차 시장 전진기지로 삼는다. 서산 배터리공장 배터리셀 생산 설비와 증평 정보전자소재공장 리튬이 배터리분리막(LiBS) 생산 설비도 2000억원을 들여 증설한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8402억원을 투입, 헝가리 북부 코마롬의 43만㎡ 부지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30일 밝혔다. 이 공장은 내년 2월 착공, 2020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생산 능력은 연간 7.5GWh로, 3세대 전기차 기준 연간 24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이 들어서는 코마롬은 슬로바키아 접경 지역이다. 독일 아우디, 일본 스즈키, 중국 비야디(BYD),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 보쉬 등이 모여 있는 오토모티브 클러스터에 자리 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사인 다임러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 생산 기지와도 가깝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 기지를 동유럽에 두게 됐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폴란드 코비에르지체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5만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어 내년 4월에 가동한다.

동유럽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유럽 시장이 가까워 물류비를 줄일 수 있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이 이르면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 제2배터리 공장에 7호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 기존 서산 1~3호기와 현재 건설하고 있는 4~6호기에 이어 7호기까지 합치면 총 4.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3세대 전기차 기준 연간 15만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서산공장이 새로 생산하는 배터리는 전기차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500㎞에 이른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준으로 60㎞ 이상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은 NCM 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각각 8:1:1인 양극재)이 적용된 전기차 배터리를 내년 3분기에 세계 최초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서산 공장 전경. (사진=전자신문DB)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서산 공장 전경. (사진=전자신문DB)

SK이노베이션은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증평 공장에 분리막 설비 12, 13호기도 증설한다. 다음 달부터 증설에 착수, 2019년 하반기 중에 완공한다. 시운전과 설비 안정화가 완료되는 대로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설비가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분리막 생산 능력은 약 5억㎡로 늘어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 아사히가세이(19.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에너지와 화학 기반의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하는' 혁신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강력한 딥 체인지 2.0 실행을 통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 구축을 위해 전사 차원의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선두업체 현황 (2016년 습식 시장 점유율 기준) (자료=업계 추정)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선두업체 현황 (2016년 습식 시장 점유율 기준) (자료=업계 추정)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선두 업체 현황 (2016년 습식 시장 점유율 기준) (자료=업계 추정)

SK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8000억원 투자…유럽 시장 교두보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