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빙에도 中 보조금 목록에 韓 배터리 전기차 없어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11번째 발표한 친환경차 보조금 목록에서도 한국 업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제외됐다.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에 들어서면서 한국 배터리에 대한 차별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지난 4일 '11차 신에너지 자동차 추천 목록'을 발표했다. 이번 목록에는 79개 제조사 165개 모델이 포함됐다. 순수전기차 77개 회사 152개 모델, 하이브리드차 4개 회사 7개 모델, 수소연료전지차 4개 회사 6개 모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국내 업체 배터리를 단 전기차 모델은 보조금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신부는 올해 총 217개 회사 3113개 모델에 보조금은 지급했지만 국내 업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한 대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중 양국 합의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차별이 사라질지 관심이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리커창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SDI 시안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 시안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SDI 제공>

업계에서는 보조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장기간 보조금 지급 제외 조치로 현지 자동차 제조사가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중순 공신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신청 목록에도 한국 배터리 장착 차량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차별이 오래 이어지면서 그동안 중국 자동차 제조사도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일부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고는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하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에 대한 차별 조치를 철회하더라도 한국 업체 배터리를 차기 전기차 모델에 탑재하려면 개발 단계부터 논의가 이뤄져야 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급감하면서 난징과 시안에 위치한 현지 배터리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저압 배터리, 하이브리드카(HEV) 배터리, 한국 수출 물량 등을 집중 생산하면서 임시 방편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