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종 IoT 연동 스마트 홈 '가전기기 자동으로 생활 패턴 반영'

KAIST 김병호·김삼열 IT융합빌딩(N1) 8층. 교실 절반만한 크기의 '라운지 테스트 베드'를 찾았다. 일반 휴게 공간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공간이다. 다만 공간 입구를 비롯해 TV, 냉장고, 선풍기 등 갖가지 기물에 소형 단말 장치가 부착돼 있을 뿐이다.

KAIST의 IoT 미들웨어 기술이 적용된 테스트 베드의 모습. 공간 내 이용자가 전화통화를 하자, TV의 음향 볼륨이 자동으로 낮아지고 있다.
KAIST의 IoT 미들웨어 기술이 적용된 테스트 베드의 모습. 공간 내 이용자가 전화통화를 하자, TV의 음향 볼륨이 자동으로 낮아지고 있다.

변화는 손희석 전산학부 박사과정 입에서 시작됐다. 그는 “TV를 보고 싶다”고 영어로 말했을 뿐이었다. 그러자 TV가 켜지고 채널이 바뀌었다. 조명 밝기는 어두워지고, 어디선가 따스한 바람이 불어왔다. 모든 환경이 TV를 시청하면서 휴식을 취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한 것이다.

이동만 전산학부 교수팀이 개발한 '분산 강화 학습 기반의 자율 사물인터넷(IoT) 미들웨어 시스템'이 보여 준 변화였다. 이 시스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간 지능을 위한 IoT 사물 간 지능 협업 기술 개발' 과제 지원으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공간 속에 있는 다양한 기기가 이용자에게 맞춰져서 각각의 서비스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홈'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손희석 박사과정은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구현을 위한 IoT 기기 연결이 핵심”이라며 자랑스럽게 시스템을 설명했다.

시스템은 이용자 상황이 바뀌면 서비스 내용도 따라서 바뀌도록 설계됐다. 스마트폰을 들어 통화를 시작하면 TV 볼륨이 저절로 낮아진다. 통화를 끝마치면 볼륨은 다시 높아진다.

다양한 센서가 부착돼 있는 테스트 베드 내 벽면의 모습
다양한 센서가 부착돼 있는 테스트 베드 내 벽면의 모습

테스트 베드 곳곳에 설치한 센서로 이용자의 움직임을 파악, 상황별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테스트 베드 곳곳에 다수의 센서가 설치돼 있다. 기둥 높은 곳과 벽면에는 내부 환경과 이용자 상황을 체크하는 온·습도 센서, 조도센서, 음향센서, 모션센서 등이 부착돼 있다. 또 소파의 쿠션 안쪽에는 감압 센서가 있어 누군가 앉으면 바로 감지된다.

이용자별 서비스 다변화 기능도 구현했다. 파란색의 원형 무선전자태그(RFID)가 이용자를 식별한다. 이동만 교수가 입구 센서에 RFID를 태그하자 온도 조절 장치 바람이 조금 더 따뜻해졌다. 이용자가 바뀐 것으로 인식한 때문이다.

이용자가 여럿일 때에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가 만든 것은 여러 대의 IoT 기기로 이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편의 기술”이라면서 “앞으로는 사용자가 다수라 해도 모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추가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