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발 빠른 은퇴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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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발 빠른 은퇴 설계

빨라서 좋은 것이 세 가지 있다. 짜장면 배달, 롱텀에벌루션(LTE) 속도, 은퇴 준비다. 1970년대는 평균 수명이 65세에 이르지 못했다. 대부분이 정규직 평생직장이었고, 수십년씩 한 회사를 다니다가 55세쯤 상당한 퇴직금을 받고 나왔다. 은퇴 기간은 10년도 되지 않았다. 목돈의 퇴직금이 있었으며, 두 자릿수에 가까운 높은 금리를 받았다.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였고, 주거비용도 대체로 적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은 2008년에 80세를 넘어섰고, 2060년쯤이면 100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30대는 60세쯤에 퇴직하고, 90세 이상까지 살게 되는 시대가 왔다. 30년 벌어서 30년 또는 그 이상 은퇴 기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이 지출 관리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도 생각만큼 목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푸념을 자주 듣는다. '저축 규모는 외벌이 가정과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말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이유는 지출 통제다. 맞벌이여서 여유가 있다는 생각에 수입과 지출을 따져 보지 않는 반면에 외벌이 가정은 배우자가 지출을 꼼꼼히 따져서 줄이고 저축하기 때문이다. 30~40대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지출 항목은 자녀교육비일 것이다. 30~40대 맞벌이 부부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경쟁하듯 학원에 보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학원 두세 곳 더 보내고 나중에 자녀에게 의존하는 것과 학원 한두 곳 줄이는 대신 노후에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 부담을 안 주는 것 가운데 어는 것이 자녀가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될까.

부모가 된 본인에게 두 가지 가운데 우리 부모가 어떤 상황이 좋을지 자신의 입장에서 물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자녀 교육을 소홀히 할 수 없으니 저녁에 시간을 내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꾸준히 알려줘야 한다. 물론 일과 집안 살림, 아이 공부를 병행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두 번째 지출은 줄이더라도 자기 투자는 늘려 가는 것이 좋다. 무작정 소비를 줄이기보다 소모성 소비는 줄이고 자기계발 등을 위한 투자는 늘려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평균 수명이 증가한 만큼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 새로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 건강과 은퇴 준비에는 가장 좋다. 입사 전 스펙 쌓기와는 다른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제2, 제3의 직장을 위한 또 다른 스펙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0~40대는 수입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아직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투자 자산 비중을 조금 늘리는 것이 좋다. 보유한 금융 자산에서 투자 자산 비중 결정에 많이 제시되는 법칙 가운데 하나로 '100-나이'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 사서가 제안한 독서 법칙이다.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숫자의 페이지만큼 책을 읽고 판단하라는 것으로, 나이가 들면 연륜과 지혜가 생기기 때문에 적은 분량을 읽고도 그 책의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요즘은 이 법칙을 투자에 응용,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만큼의 비중을 주식 같은 투자 자산으로 운영해 고수익을 추구하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젊었을 때는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지만 나이가 들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투자전용펀드는 해외 상장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로, 3000만원 한도로 매매 차익이 비과세된다. 이 펀드는 올해 말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적은 금액이라도 가입해 계좌를 만들어 두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올해에만 3조원 넘게 팔린 브라질채권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브라질 국채의 연초 금리는 11~13%였지만 지난달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7.5%까지 내렸다.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도 공시 이율형 연금보다 변액연금에 가입하기를 권한다. 펀드자동재배분 기능 등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안전 자산에 지속 이전, 다소 높은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명환 한화생명 강남FA센터 FA kmh1718@hanw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