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료기업 머크가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액정 윈도(LCW) 모듈 생산시설을 마련했다. TV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주로 사용해온 액정을 건물 유리에 새롭게 적용해 빛 투과량을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 시장 개척에 나섰다.
머크는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액정 윈도 모듈 생산시설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머크는 세계 디스플레이용 액정 재료 1위 기업이다. 액정을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 기존 시장을 넘어 다른 응용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1500만유로(약 193억원)를 투자했다. 작년에는 액정 윈도 기술을 전담하는 독립 사업 부문을 설립했다.

스마트 액정 윈도는 액정이 태양광 투과량을 조절하며 사생활 보호 역할도 한다. 태양광을 스스로 조절하면 외장 블라인드 등 별도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창문의 광 투과율을 5%까지 낮출 수 있고 지속적으로 변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건물 기후조절시스템을 구축하면 최대 40%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투명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색상과 모양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수초 내에 색상과 투과율이 변하므로 회의실, 제한구역, 주거용 건물 등을 외부인이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
머크는 내년부터 액정 윈도 모듈을 시장에 공급한다.
카이 베크만 머크 기능성소재사업 CEO는 “디스플레이를 넘어 액정에 대한 새롭고 매력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응용 분야를 포착하기 위한 머크 전략에 한 획을 그었다”며 “내년 초부터 납품할 준비를 마쳤으며 최근 고객들로부터 주문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머크는 세계 시장서 스마트 윈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건설과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형태, 색상과 통합할 수 있으면서 견고하고 수명이 긴 부품이 필요하다. 머크는 기존 유리나 창문 제조사와 경쟁하지 않고 이들이 스마트한 유리 부품이나 스마트 창문 등을 만들 수 있도록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창문, 외관 제조자, 건축가, 디자이너의 자문도 함께 제공한다.
머크는 '리크리비전(licrivision)' 브랜드로 판매하는 액정 소재도 향후 차량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비행기, 선박 등 추가 응용 분야도 연구하고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