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종 개체수 알맞은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김영준 GIST 생명과학부 교수
김영준 GIST 생명과학부 교수

과도하게 번식해 문제가 되는 생물종의 개체수를 알맞은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김영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암컷 초파리의 번식행동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뉴런)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초파리 암컷은 교미 전에는 수컷의 구애를 받아 들여 높은 교미율을 보이지만 교미를 한 번 하고 난 이후에는 재교미율이 아주 낮게 떨어진다. 수컷으로부터 받아들인 성 단백질(SP)을 소진하기 전 까지 다시 교미를 하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김 교수팀은 신경단백질의 한 종류인 밉(Mip) 뉴런의 활성도에 따라 암컷 초파리의 교미율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밉 뉴런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지 않도록 유전적 조작으로 밉 뉴런의 활성을 억제시킨 결과, 암컷 초파리의 첫 교미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밉 뉴런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되도록 했을때는 초파리의 재교미율이 다시 증가했다.

연구진은 밉 뉴런의 활성도와 밉 신경단백질이 암컷 초파리의 교미 행동을 조절하는데 중요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밉 뉴런에서 밉 신경단백질이 없어진 경우에는 밉 뉴런이 활성화돼도 재교미율이 증가하지 않으며 밉 신경의 높은 활성도는 첫 교미를 빠르게 만들었다.

김영준 교수는 “밉 뉴런과 밉 신경단백질을 이용하면 문제 되는 생물종의 개체수를 알맞은 수준으로 조절하고 많은 수를 필요로 하는 생물종의 번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자연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